중증 환자에게 조영제를 투여하면서 위험성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을 경우 의사와 병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1부(유상호 부장판사)는 4일 A씨의 유족이 B 병원과 소속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측이 지급해야 할 위자료로 1천499여만원을 산정했다.

A씨는 2020년 5월 B 병원에서 신장 이식 수술에 필요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고 갑작스러운 쇼크 상태에 빠진 뒤 1개월여 만에 사망했다.

이와 관련, CT 조영제 과민반응이 A씨 사망에 직접적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는데 그는 조영제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중증 신부전 환자였다.

조영제 과민 반응으로 일반 환자가 사망할 확률은 3만분의 1 혹은 10만분의 1인 반면, 중증 신부전 환자에게 조영제 유발 신독성이 발생하는 비율은 약 27%로 보고됐다.

유족은 병원과 의료진이 약간의 온열감 등 조영제 투여의 원론적 부작용만 설명했을 뿐 신장 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은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일반적인 부작용에 대한 설명만으로 의료진이 A씨에게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편 법원은 주의의무 소홀 등 B 병원과 의료진 측 의료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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