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강기정 광주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동물 장묘시설’ 조성 사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전남·전북 등 인접 지역에서 운영 중인 민간 업체의 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공공 동물 장묘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내렸기 때문이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의 공약인 ‘반려동물 복지지원시설 조성’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와 동물 복지에 대한 시민 의식 향상으로 편리하고 이용하기 쉬운 공공 동물 복지시설 조성을 위해 반려동물 입양문화센터, 놀이터, 동물 장묘시설(화장장)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동물 장묘시설의 경우 북구 영락공원에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총 사업비 60억원을 들여 화장장 2기를 설치하고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광주시는 시설 규모, 후보지 등을 담은 기본계획 마련을 위해 8천만원을 투입, 지난해 7월 반려동물 복지 지원시설 조성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시작해 올해 5월 완료했다.

또한 지난달 19일에는 심창욱 광주시의원(북구5)이 대표 발의한 ‘광주 공설 동물장묘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통과돼 설치 근거도 마련됐다.

하지만 연구 용역 결과, 민간 영업장 개소 추이, 인근 (민간) 화장시설 가동률 등을 고려할 때 광주 공공 동물 장묘시설은 장기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광주 인근 동물 장묘시설은 전남 4곳(목포·여수·함평·순천 각 1곳), 전북 6곳(완주 2곳, 임실·전주·남원·군산 각 1곳) 등 총 10곳에서 운영 중이다.

동물 장묘시설 가동률은 하루 평균 31%(전남 41.6%, 전북 24.6%)에 그치는 등 열악한 운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공공 시설인 전북 임실 공공 동물 장묘시설의 가동률도 33%에 머물고 있다.

광주에서는 광산구 양동에서 화장로 2기, 장례시설 등을 갖춘 민간 장묘시설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주민 반대에 막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2025년 12월께 가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는 공공 장묘시설을 당장 추진할 필요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 추진하지 않는 보류인 만큼, 향후 민간 영역에서 소화하기 힘들 정도의 수요가 발생할 경우 추진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남택송 농업동물정책과장은 “연구 용역 결과, 광주 인근 민간 동물 장묘업 및 공공 장묘시설(임실)의 가동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추진하기엔 어렵고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물 장묘시설 대신 반려동물 복지지원시설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 반려가구는 13만5천749가구,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29만4천576명, 반려동물은 17만9천589마리로 집계됐다. 반려견 등록률은 64.3%다./박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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