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을 불법으로 보관해 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서 감형과 함께 2억원이 넘었던 추징금 전액을 면제받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지법 형사 1-1부(김유진 부장판사)는 12일 폐기물관리법 위반과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과 2억750만원의 추징 명령을 받은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1년 10월 B 법인을 설립한 후 이곳에다 적발될 시점인 2019년 3월까지 총 ‘1천500t’에 달하는 폐기물을 불법으로 수집, 보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재판받기 전 A씨는 2018년 9월에도 폐기물관리법 위반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 B 법인 대표로 바지 사장 C씨를 내세웠다.

이후 A씨는 영암군청으로부터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을 했다는 이유로 단속당하자, C씨에게 “너가 실제 운영자라고 진술하라”며 ‘범인 도피’를 교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밝힌 공소 사실 모두 유죄로 판단, 양형과 함께 추징금을 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사뭇 달랐다.

우선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처럼 검찰이 공소사실로 밝힌 폐기물의 양 ‘1천500t’을 믿을 수 없다고 봤다.

당시 수사기관에선 폐기물 양을 직접 집계하지 않고 영암군에서 발부한 행정대집행계고장에 기재된 것을 인용했는데, 이는 산출된 구체적 수치가 아니라 다른 폐기물업체에서 면적과 높이 등을 보고 어림잡았던 규모였기 때문이다.

또 1심 재판부는 A씨가 수사기관에서 밝힌 ‘월평균 수입 250만원’이란 진술을 근거로 폐기물관리법위반 범행이 중대범죄에 해당한 2012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총 83개월 동안 범죄수익을 얻었다고 보며 2억750만원의 추징을 명령했으나, 이는 A씨의 수입에 대한 ‘추측’일 뿐 범죄수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이유가 있다”면서도 “다만 사업체를 계속 영위하기 위해 범인도피교사 범행까지 저지르는 등 엄벌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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