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9(수)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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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 활동이 생겨나면서 출판업계의 불황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13세 이상 인구 중 절반 이상(51.5%)이 지난해에 책을 전혀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국내 대표 출판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2022년)보다 42.4%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출판업계가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백수지(36·여) 대표는 지역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1인 출판사 ‘노바운더리’를 창업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에 자리한 ‘노바운더리’는 경계 없이(no-boundary) 다양한 콘텐츠를 출판하고 싶은 백 대표의 의지를 담아 이름을 지었다. 올해 2월 사업자를 내면서 새롭게 변신한 이곳은 백 대표가 2020년부터 활용해 왔기 때문에 ‘백자까의 작업실’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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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방송 작가로 활동했던 백 대표는 퇴사 후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하면서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책과 글을 좋아해 작가의 꿈도 이뤘지만, 오래전부터 나만의 글과 사업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었다. 특히 프리랜서 활동 중 소속감과 책임감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1인 출판사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바운더리의 기본 모토는 출판사는 ‘종이 책을 인쇄하는 곳’, 작가는 ‘글만 쓰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꾸자는 것이다. 백 대표는 “출판물은 책뿐 아니라 영상, 매거진, 포스터, 이벤트, 프로모션 등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면서 “출판의 주체도 작가뿐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기 때문에 출판사와 작가가 하는 일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판업을 하는 사업장이자 백 대표의 작업실인 이곳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누구나 와서 책을 읽고 차와 커피, 위스키를 마시며 사색하기도 좋다. 최근에는 1인 예약석인 ‘마이 바운더리’를 마련해 책과 친해지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더했다.
7개월 차 신생 출판사지만 노바운더리의 활약상은 다채롭다.
지난달에는 광주 동명동의 가치를 알리는 크리에이터로 선발돼 오는 10월 선보일 로컬 매거진 작업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5월에는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에 선정돼 광주를 알리는 1인 출판사로 활동 중이다. 콘텐츠 기획을 고민한 끝에 기존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매거진을 제작하기로 했고 광주의 신선한 모습을 담은 취재물로 구성된 가을호를 9월께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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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에는 백 대표의 첫 작품인 ‘Andiamo In Italia!(안디아모 인 이탈리아! : 이탈리아로 가자)’를 선보이는 출판 기념회를 열었고 80여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디자인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세련된 색감과 감각적인 표지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백 대표는 “가장 고심한 부분은 ‘사고 싶은 책’을 만드는 것이었다”며 “간직하고 싶고, 서재에 두고 싶고, 혹여 읽지 않아도 들고 다니고 싶을 만큼 소비할 가치가 있는 책을 출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은 필수 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에 지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수요를 늘릴 방법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책을 읽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참지 못할 만큼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드는 것도 출판업계가 고민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백 대표의 최종 목표는 노바운더리를 지역의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기획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제 막 첫걸음마를 뗐지만, 최종적으로는 글을 사랑하고 책을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성장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출판업의 전망이 좋지 않아 창업 당시 고민이 많았지만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대부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창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탄탄대로의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 한다”며 “사업상 계획된 일들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사업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면 특히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실망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혹여 몇 달간 매출이 나지 않더라도 폐업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창업하는 것을 꼭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정은솔 기자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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