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열린 ‘보훈문화제’에 참가한 주민과 학생들이 물총으로 봉오동 전투를 재연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그날의 치열했던 봉오동 전투를 재현하며 얼마나 값진 승리였는지 절감했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

15일 오전 10시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월곡고려인문화관. 광복절 제79주년을 맞아 (사)고려인마을과 광주지방보훈청, 광주 광산구 주최로 보훈문화제 ‘고려인, 나는 대한국인이다’가 열렸다.

고려인마을 주민 등 5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봉오동 전투를 재현하는 시민참여형 프로그램과 광복절 기념식, 역사문화 체험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봉오동 전투 재현 시작 전, ‘태극’의 빨간색과 파란색 우비를 입은 독립군 역의 시민들은 물총에 물을 채웠다.

잠시 후 ‘날으는 홍범도가(歌)’ 노래가 울려 퍼지자, 한 손에는 물총을 다른 손에는 태극기를 들고 모아어린이공원을 향해 나아갔다.

이어 반대편에서는 검은 우비를 입은 ‘일본군’들이 물총과 스프레이 건을 들고 방어 태세를 갖추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적막 속에서 “일본군을 무찌르자!”라는 외침이 터져 나오자 양 측의 격렬(?)한 물총 싸움이 시작됐다.

쉴 새 없이 물줄기가 교차하던 중 독립군이 일본군의 방어선을 뚫자, 이들은 다모아어린이공원까지 후퇴하다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이에 독립군은 하늘을 향해 물총을 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다.

봉오동 전투 재현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공원에 설치된 두 개의 박을 향해 물줄기를 쏘았는데, 박이 터지면서 ‘대한 독립 만세’와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자 참석자들은 모두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우라!”를 외쳤다.

이후 참석자들은 공원 중앙 기념식장에서 봉오동 전투 등 독립군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을 보고 어린이합창단의 기념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성여고 2학년 조민성(18)양은 “영화나 수업에서만 알았던 봉오동 전투를 직접 체험하니 당시 승리가 깊이 와 닿았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희생하셨던 독립운동가들을 앞으로도 기리고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일 광주지방보훈청장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과 대한민국 사람들은 한민족”이라며 “광복절에 함께 모여 선조들의 희생을 기리며 만세를 외칠 수 있어 기쁘다”고 환히 미소를 자었다.

한편 봉오동 전투는 1920년 만주 봉오동에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독립군 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대패시킨 역사적인 전투로, 일본군에선 157명이 전사하고 20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독립군은 4명이 전사하고 일부 부상자만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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