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광주 남구 포충사 일원 대촌천·운수천 하천개수공사 현장에서 A 업체가 지자체에 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무단으로 적치물을 쌓아두고 있다.(사진 上) 이후 본보 취재가 들어간 뒤 18일 오전 해당 현장의 적치물들은 모두 치워진 상태이다(사진 下)./주성학 기자

광주 남구 ‘대촌천 개수공사’를 진행중인 한 시공사가 현장 인근 도로를 무단 점용한 채 공사를 진행해온 사실이 드러나 눈총을 사고 있다.

하지만 남구가 이같은 불법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뒤늦게 해당 공사현장을 찾았으나, 이미 원상복구가 된 탓에 과징금 부과 등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더욱이 해당 현장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의 경우 해당 시공사가 이같은 무단 점용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특혜 시비 의혹이 일고 있다.

18일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하천의 자정 기능을 살리기 위해 국비 4억4천200만원, 시비 60억2천500만원을 들여 ‘대촌천·운수천 하천개수공사’를 발주했다.

A 업체는 지난 2019년부터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며, 대촌천 개수공사 구간 중 하나인 포충사 일원 약 750m 구간에 대한 콘크리트 포장 등의 작업은 지난 5일부터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A 업체가 하천개수공사 과정에서 ‘포충로’ 구간에 대한 점용 허가를 지자체에 요청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적치물을 쌓아두는 등 위법 행위를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정오께. 본보 취재진이 해당 공사 현장을 확인해 본 결과, 편도 2차선 도로 중 일부 구간에 방호벽이 설치돼 있어 2차로는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방호벽 안쪽에는 덤프트럭, 로더 차량 등 공사에 필요한 것들은 물론이고 승용차와 SUV 등 일반 차량들까지 주차돼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을 통행하는 운전자들은 차로 하나가 막히면서 비롯된 ‘교통 체증’으로 인한 답답함을 토로하기 일쑤였다.

운전자 이모(50대)씨는 “원래부터 도로가 좁아 불편했는데, 방호벽이 들어선 이후부터 더욱 교통 상황이 복잡해졌다”며 “공사 차량이야 그렇다고 하지만, 일반 차량까지 줄지어 있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민원을 뒤늦게 접수한 남구가 현장 파악 및 과징금 부과를 위해 지난 16일 해당 공사현장을 찾았으나, 이미 원상복구가 된 상태였다.

도로법 제61조에 의하면 도로를 점용하려는 자는 ‘도로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산정 기준에 따른 점용료를 납부하고, 이를 어길 시 관리청은 점용료의 120%에 해당하는 변상금을 징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남구 관계자는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현장 단속을 통해 사용 면적을 측정하고 점용 기간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현행법 상 불법 행위가 담긴 사진이 있더라도 ‘실측’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점용 구간이 도로에서 농로로 넘어가는 가장자리라 도로 점용 허가까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시공사에 주의를 주고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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