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설치하다가 폭염에 쓰러져 숨진 20대 노동자의 유가족과 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 등이 19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주성학 기자

최근 장성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 중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20대의 유가족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이하 민노총 전북본부)가 해당 사업주를 규탄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노총 전북본부는 19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7세의 청년 노동자가 입사 이틀 만에 열사병으로 사망했지만, 해당 업체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즉각 해당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과 진상규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 장성군 남면의 한 중학교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A(27)씨가 온열 질환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씨의 어머니 신우정(50)씨는 “씩씩하게 ‘다녀오겠습니다’고 말하며 나갔던 아들이 하루아침에 주검으로 왔다”며 “아들이 쓰러졌을 당시 현장 직원들은 1시간이나 방치하고 119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신고만 했어도 사망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절규했다.

이어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차가운 안치실에 누워있는 불쌍한 아들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해당 업체에 대한 철저히 조사가 이뤄야 한다”고 외쳤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사고 전날 A씨가 보냉장비 착용을 업체에 요구했지만 거부했고 안전 교육도 이뤄지지 않는 점을 보아 이 사고는 인재(人災)”라며 “해당 업체는 A씨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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