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순천대학교 전경

순천대학교의 독자적인 의과대학 신설 추진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 관계가 국회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를 통해 재확인됐다.

이에 따라 의대 신설 독자 추진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는 순천대학교가 이제라도 전남도의 ‘의대 설립 대학 추천 공모’를 인정하고 관련 절차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결단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여론이 비등하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19일 “지난 1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전남 지역 의대 신설에 있어 지역사회의 의견 수렴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문회에서 “전남도가 국립 의대 정부 추천 대학 선정 용역을 시작했지만 지역과 대학들 간의 입장 차이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통령께서 지역에서 의견을 수렴해 좋은 대안을 제안하면 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하신 만큼, 전남 지역이 가장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역시 “교육부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동의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도 “의대 신설을 위해서는 어디에, 어떤 규모로, 어떤 투자가 필요한 지에 대한 신청이 있어야 검토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의대 신설을 위해서는 전남 지역의 의견이 통합된 형태로 수렴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특정 대학이나 자치단체의 독자적인 의대 신설 시도가 중앙정부로부터 힘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의견 수렴의 주체에 대해서는 조규홍 장관의 발언이 몇 일 사이에 달라져 모호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조규홍 장관은 “전남도가 주체가 될지, 아니면 목포대와 순천대가 상호 협의해서 수렴할 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으며, 장상윤 비서관도 “중앙정부가 나서서 어느 쪽이 나은지 판단하기에는 절차 상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조 장관은 지난달 17일엔 전남도의 용역 결과를 정부가 수용할 것인 지를 묻는 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의 질의에 “용역 결과 후 전남도의 건의 내용을 검토하겠지만 대통령과 총리께서 별도로 말씀하신 만큼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어 “전남지사가 책임 있게 처리하고 정원 배치를 할 수 있도록 선배정을 해줄 필요가 없는가?”라는 질의에 대해서도 조 장관은 “전남도에서 대안을 제시하면 정원 배정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추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전남 지역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 “현재 전남도가 주관하는 공모 절차가 가장 신속한 지역사회 의견 수렴 과정인 만큼 순천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순천대의 공모 참여를 촉구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시한 만큼 공동의대 및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분산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공모에 참여하는 것이 의대 유치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기회를 놓친다면 (순천대가) 의대 유치에서 완전히 배제될 위험이 크다”며 경고한 뒤 “공모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전남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김진수·김재정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