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조선대 전경. /사진=조선대 제공

조선대학교가 2학기부터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의무식’을 도입하기로 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학 측은 광주·전남지역 다른 대학에서 이미 시행 중이고 기숙사 식당 위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나, 앞서 실시한 설문 결과 의무식 도입 반대 비율이 높았음에도 당초 고지와 달리 이를 강행하는 것은 ‘강제 수금’이라며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조선대학교 등에 따르면 오는 2학기부터 생활관 식당 의무식 정책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의무식 정책의 골자는 기숙사생들은 의무적으로 기숙사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조선대학교 기숙사는 글로벌하우스, 백학학사 2곳으로 수용인원은 각각 982명, 1천16명 등 총 1천998명이다.

학교 측이 기숙사 이용일을 75일로 산정해 고지한 의무식 비용은 1일 1식 기준 30만원(식사당 4천원), 1일 2식은 55만원(식사당 3천700원)이다.

의무식 도입에 앞서 조선대학교는 지난 3월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의무식 관련 설문을 진행했다. 당시 생활관 운영팀은 설문 결과 의무식 찬성 비율이 더 높을 경우 이를 시행하겠다고 고지했다. 설문 참여 인원은 1천여명이었으며 응답 비율은 반대 62%, 찬성 38% 수준이었다는 게 조선대학교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대학교는 2학기부터 의무식을 도입하기로 해 기숙사 입주를 희망하는 학생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글로벌하우스 의무식 비용 강제 수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본가가 멀어 기숙사를 이용해야 해 울며 겨자먹기로 의무식 비용을 부담했다”며 의무식 미신청 시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학교 측의 조치가 부당함을 표했다.

글쓴이는 또 “찬성 비율이 더 높아야 의무식을 시행한다고 해놓고선 반대가 더 많은데도 강행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 교육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넣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조선대학교 측은 “지역 내 타 대학에서도 시행 중이고, 기숙사 식당 운영을 위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선대를 제외한 광주·전남지역 5개 대학(▲전남대학교 ▲호남대학교 ▲광주대학교 ▲광주여자대학교 ▲동신대학교) 모두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의무식 제도를 앞서 시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학교의 경우 의무식을 희망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기숙사가 존재하고 기숙사 식당이 학생 식당을 겸한다는 점에서 조선대학교와 차이를 보였다.

조선대학교 관계자는 “기존 ‘선택식’ 조건으론 기숙사 식당을 운영하려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 1학기 중 상당 기간 동안 운영이 멈췄다”며 “6차례의 유찰 끝에 ‘의무식’ 조건으로 업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설문 결과 학생들의 반대 응답이 많았지만, 운영이 멈춘 동안 학부모들로부터 들어온 재개 민원 등을 고려해 의무식을 시행하게 됐다”며 “기숙사 식당 위탁 운영과 관련 학교에는 어떠한 이익도 없다”고 덧붙였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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