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훈 광주시의원

더불어민주당을 이끌어갈 새 지도부가 탄생했다. 이재명 후보는 85.4%라는 압도적인 득표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에 민주당 계열 정당 역사상 두 번째로 당 대표 연임의 기록을 만들었다.

이재명 대표 곁에서 힘이 될 것을 약속하고, 이재명 정부의 길로 나가자고 주장했던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후보가 치열한 명심(이재명 후보의 마음) 경쟁을 뚫고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새 지도부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정권 교체 대장정에 있어서 위험과 기회 요인을 동시에 안고 있다. 만약 이재명의 민주당이 지지층과 팬덤을 따라가기 급급하고, 정당 운영에 있어서 중앙 권력 집중형의 대표 일극 체제로 일관한다면 결국 ‘반토막 민주당’이 돼 정권 교체의 길에서 점점 멀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은 8·18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40%대에 그쳤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침묵의 의사표시를 한 권리당원이 60%에 육박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당대회 과정 내내 중도 성향 당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민주당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 투표율이 유독 낮았던 점은 더욱 눈여겨봐야 한다.

전북은 15만1천162명의 권리당원 중 당 대표 투표에 3만662명이 참여해 투표율은 20.28%를 기록했고, 전남은 15만5천842명의 권리당원 중 23.17% 투표율에 그쳤다. 광주 역시 10만2천925명 중 25.29% 투표율로 네 명 중 세 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투표율이 의미하는 바를 잘 헤아려 ‘입은 있지만, 말은 못하는 당원들’을 위한 세심한 운영과 함께 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역동적으로 가동 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실패한다면 결국 정치력 부족에 대한 강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당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성공적인 이재명의 민주당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새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재명 대표와 새 지도부는 당 내부의 누군가를 향한 강한 댓글, 위협적인 문자는 정권 교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자. 민주당 당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않고, 언어 폭력을 일삼는 행위는 제발 삼가해 달라고 간곡하게 설득하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고 단단한 당심을 넘어 더 크고 넓은 민심의 바다에 함께 뛰어드는 것이라고 독려하자.

정치는 절대로 독주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고대 철학자 세네카가 ‘국민에 거스르기만 하면 국민에 의해 망하겠지만, 국민에 따르기만 한다면 국민과 함께 망할 것이다’고 했던 것처럼, 당심에 거스르기만 하면 당원에 의해 망하겠지만, 당심에 따르기만 한다면 당원과 함께 망할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원하는 유능한 민생정당,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에는 인신공격 없는 합리적이고 치열한 토론, 그리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합의에 기반을 둔 품격 있는 정치가 우선돼야 한다.

모든 권한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 새롭게 구성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재명과 함께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위대한 미래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정권 교체에 실패한 역사적 죄인이 될 수도 있다.

명심하자.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큰 자산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대표까지 이어온 폭넓은 당원이다. 외연을 넓히고, 또 넓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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