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 한국도로교통공단 광주·전남지부 차장

일본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9.5%를 차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국가로서 국가경쟁력이 크게 저하되는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자비율이 20%에 달하고 있어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중 전남도의 고령자비율은 이미 25.2%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령자비율이 많은 지역이 됐다.

고령자와 같은 교통약자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어린이보호구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함으로써 어린이 교통사고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 된 상황에서도 ‘민식이법’ 등과 같은 법률적 보완으로 인해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의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반해 고령자의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은 매우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전남지역 교통사망자 685명 중 고령자는 390명으로 전체의 56.9%를 차지하고 있어 같은 기간 전국의 고령자 사망자비율 46.2%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령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인보호구역’은 114개소(지정률 1.1%)에 불과해 타 도 평균 277개소(지정률 6.14%)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고령자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인보호구역’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만한 곳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의 노인보호구역은 노인복지시설을 중심으로 지정하고 있는데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보면 고령자 교통사고는 시장, 버스터미널, 공원 주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자의 생활권, 통행패턴 등을 고려해서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노인보호구역’에 무단횡단금지대, 과속방지턱 등과 같은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만으로는 교통사고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고령자가 모이는 장소에 찾아가 교통안전캠페인과 함께 ‘현장맞춤형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 화순, 고흥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요응답형버스(DRT) 도입을 확대해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이동에 큰 불편함이 없게 해줘야 운전면허 반납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이슈되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고령운전자에 대해 비난하는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인간의 노화는 어쩔 수 없는 이치이고,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섭리이다.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령운전자에 대한 비난이 아닌 이해와 배려가 더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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