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도 전남대학교 정책대학원 객원교수

‘눈가리고 아웅’하는 꼼수 징계, 민심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는 국회나 지방의회 모두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의원 징계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윤리특별위원회(이하 ‘윤리특위’) 구성을 의원에서 민간위원으로 전환해 윤리특위가 실효적으로 작동될 것이다.

과거 국회 윤리특위 자문위원에 참여했던 모 교수는 “윤리특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구 그대로 자문위원회는 자문하는 기구였다. 윤리특위자문은 국회윤리특위로 넘어가면 쓸모가 없었다”고 푸념했다.

현행 윤리특위 구성은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윤리특별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징계 및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설치된 비상설 국회 특별위원회이다. 국회법 제46조(윤리특별위원회) ① 의원의 자격심사ㆍ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하여 제44조제1항에 따라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 제3항에서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제46조의2(윤리심사자문위원회) ① 다음 각 호의 사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국회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둔다. 1. 의원의 겸직, 영리업무 종사와 관련된 의장의 자문 2. 의원 징계에 관한 윤리특별위원회의 자문 3. 의원의 이해충돌 방지에 관한 사항을 자문토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65조(윤리특별위원회) ① 지방의회의원의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준수 여부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위하여 윤리특별위원회를 둔다. 제2항에서는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기 전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며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66조(윤리심사자문위원회) ① 지방의회의원의 겸직 및 영리행위 등에 관한 지방의회의 의장의 자문과 지방의회의원의 윤리강령과 윤리실천규범 준수 여부 및 징계에 관한 윤리특별위원회의 자문에 응하기 위하여 윤리특별위원회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둔다. ②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위원은 민간전문가 중에서 지방의회의 의장이 위촉한다.

윤리특위는 국회법 제46조와 지방자치법 제65조가 설치 근거다. 참여연대가 제출한 제헌국회에서 20대 국회까지 국회의원 징계안 관련 통계자료다. 전체가 352건이고, 277건(78.69%)이 폐기, 46건(13.07%)이 철회, 15건(4.26%)이 부결, 8건(2.27%)이 윤리위반, 6건(1.70%)이 가결되었다. 결국 자기검열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지방의회 윤리특위는 점입가경이다. 특정 ‘제 식구 감싸기’는 당연하고, 유명무실을 넘어 당장 윤리특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실정이다. 실로 사례를 열거하기가 어렵다.

국회와 지방의회가 자정 노력을 통해 해결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는 이상적인 레토릭에 불과하다. 현실적이지 않다. 현실을 돌아볼 때, 날마다 얼굴을 맞대고 함께 협업해 온 동료를 징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에 가깝다. 더불어 옆 동료의 징계가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불편한 마음 또한 피할 수 없다.

최근 국회와 지방의회가 ‘지방의회법’ 제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지방의회에 관한 내용을 보강해도 될 일이지만 지난 20대 국회부터 22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지방의회법’ 제정에 나서고 있기에 ‘지방의회법’ 제정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이 지방의회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지방자치 정상화라고 본다. 결국 지방자치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예상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시 ‘윤리특별위원회’ 조항을 실효적으로 설치하길 바란다. 윤리특별위원회 구성을 지방의회의원이 아닌 ‘민간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지방의원은 주권자인 주민의 대표자로서 높은 윤리의식이 필요하다. 현행 무용지물과 같은 윤리특위는 지방의회 스스로 자정 능력을 떨어뜨리고 주민의 불신을 낳고 있다. 실질적인 윤리특위를 통해 주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지방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지방의회 윤리특위가 민간위원으로 구성하게 된다면, 국회도 이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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