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4(금)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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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에서는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5%에 달하면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광주시 외국인 실태조사(광주복지연구원)에 따르면 광주시 외국인 주민 수는 4만480명이다.
특히 광산구는 2만2천여 명으로 광주 전체 외국인 주민의 54.7%를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구성원이 돼 가고 있으며, 국제결혼 정책을 통해 한국 사회에 들어온 결혼이민자들은 다문화사회가 커지면서 처한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이들이 원하는 것 또한 10년 전과 같을 수 없게 됐다.
2020년 말 기준 국내 결혼이주여성은 16만8천594명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 명. 다문화사회를 맞이한 우리는 과연 이들이 낯선 땅에서 맞닿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해 줄 준비가 돼 있을까?
혹여 이들에 대한 지원이 10여 년 전에 머물러 있고,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 인식이 커지면서 전환점 모색으로, 결혼이주여성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찾는 것이었다.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이 ‘가족과 유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자신이 이룬 가정에서 당당한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이런 바람을 가로막는 장벽이 ‘언어’였다. 이들에게 ‘경제적 곤란’ 등의 문제는 소통이 이뤄진 후에 해결 가능한 부차적인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짧게는 6년 길게는 15년 이상을 한국에서 살았다. 적지 않은 기간이지만, 한국살이가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들 모두 말이 통하지 않는 점을 어려움으로 호소했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사례는 위급상황에서 필요한 소통 부재. 위급상황 언어는 실생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첫 단추다. 생존에 필수적인데도, 결혼이주여성에게는 한국어가 여전히 난해한 외국어다.
한국어 자체도 어려운데, 광주에서는 지역 사투리를 소화해야 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까지 더해지면, 머리는 더욱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나름 이중고다.
언어 부재는 가족 간에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하면 엄마 또는 가족 구성원 자격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가왔다. 가족 간의 대화 부족은 곧 관계 단절의 시작을 의미한다. 언어의 한계는 관계 개선 기회마저 상실케 한다는 게 결혼이주여성의 공통된 생각이다.
또한 ‘정체성 혼란’은 물론, 의사소통 문제로 가족관계 불화를 겪는다고 한다. 언어 문제 때문에 스스로 가족에게 ‘나쁜 사람’이 되고 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과 정서적으로 교감 할 수 없는 문제는 이들에겐 생존 이상으로 두려움을 낳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장래를 밝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커가는 자식을 바라보며 느끼는 박탈감은 상당한 문제로 나타난다.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알림장을 파악하기 어렵다.” “이제 말을 튼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 못한다.” “아이들이 길 가다가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 답을 못하거나, 숙제를 돕지 못해 미안하다.”라는 말은 이들에게 남 이야기일 수 없다. “항상 아이에게 무지한 엄마로 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렵고 미안하다. 능력 부족으로 아이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이 때문에 사회에서 낙오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는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겉으로 드러난 삶보다는 내면의 삶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이들이 지역에 적응할 수 있고 공동체에 녹아들 수 있는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
돌봄은 삶·사회의 재생산을 위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이주민과 선주민이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사회통합의 중요한 수단이 돼야 하기에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은 진정성 있는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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