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2(월)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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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는 10월22일 ‘행정체제개편 권고안’ 마련을 위한 지역 의견 수렴을 실시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추진 배경을 보면, ‘1995년 민선자치 출범 후 30년간 큰 변화 없이 운영되고 있는 행정 체제가 인구감소·지방소멸, 행정구역과 생활권 불일치 등 행정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민선자치 30주년을 맞아 정부 차원의 행정 체제 개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의견수렴 기구인 미래위를 구성했다’고 언급했다.
윗글은 행안부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이 문구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 지방소멸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역사 속에서 행정구역과 생활권 일치는 현실 가능한가? 행정환경의 급격한 변화란 무엇을 말하는가? 누가 이런 문제들을 지적했다는 것인가?
행안부 추진 배경은 문구 자체가 의문투성이고 문제가 많아 보인다.
먼저, 지방소멸은 행안부가 가진 기준에서 비롯된다. 지방자치단체 인구 기준을 토대로 언급한 것이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약 4천만 명이고 와이오밍주는 약 60만 명이다. 약 67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법적인 지위 및 상원의원 수에서 동등한 지위를 갖고 있다. 더불어 유럽 국가 대부분은 지자체 단위가 수천 명인 경우가 다반사다. 지방소멸은 일본 공무원 출신 학자의 입에서 나온 구호일 뿐 실체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중앙 및 지방정치인들이 인구소멸을 빌미로 지역의 미래를 지워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둘째,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역사상 한 번도 이뤄져 본 적이 없고 거주민의 이해와 요구를 담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필자는 김포시-서울시 통합 논란에 불을 지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선언에 ‘2024년 봄에 김포와 서울시가 통합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예언이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묻지마 공약’을 비판한 것이다.
셋째, 행정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당연한 일이다. 현대사회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가? 국민의 요구와 행정 서비스의 불일치는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와 환경 변화에 맞춰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역할과 기능을 재편해야 할 일이다. 자칫 이런 주장은 행정편의 및 효율을 중심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더욱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넷째, 도대체 누가 행정체제 개편 문제를 지적한 것인가? 정부 vs 국민 중 어느 쪽인가?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부 그것도 행정안전부라고 말할 수 있다. 중앙정부 입장에서 보면, 광역 17개 단체와 기초 226개 단체, 2단계 지방행정이 비효율로 평가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경제 및 인구 규모를 고려하고 행정단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개편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효율 vs 민주로 보면, 문제 제기의 시발점은 효율만을 초점에 맞춘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체제 개편은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마땅히 국민 뜻대로 국리민복, 주민 뜻대로 주민자치를 실현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이 협력해 효율과 민주가 반영돼야 한다. 중앙의 뜻이 아니라 지방을 이루는 각 지역 주체들의 이해와 요구가 담보되는 행정체제 개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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