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신군부는 1979년 12월12일 불법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뒤 박정희 대통령 시해 10·26 사건으로 발령된 계엄령을 1980년 5월17일 전국으로 확대하며 언론 통제를 강화했다. 당시 계엄사령부 전남·북 계엄분소도 전남도청에 ‘보도검열단’을 운영했으며 다음해 1월24일 계엄 해제 때까지 신문·방송·잡지 등 모든 매체 기사를 검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습 선포한 비상계엄 제1호 포고령에도 45년 전과 마찬가지로 모든 언론과 출판은 통제를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반자에 대해선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처단한다고 살벌한 표현까지 명시했다. 반민주적, 반헌법적인 행태가 재차 현실화 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무장한 계엄군의 봉쇄를 뚫고 긴박하게 소집된 국회가 참석 의원 만장일치로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계엄 사태는 155분만에 막을 내렸다.

1980년 당시 검열관실은 강압적이고 부당한 공권력의 현장이었다. 소령과 위관급 장교, 보안대 상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국가 안보에 관한 부분을 확인한다면서도 관련 없는 시위 등에 대해서도 무자비하게 기사의 축소·삭제를 지시하는 등 여론을 철저 왜곡했다. 사실과 다른 보도에 광주시민들은 더욱 분노했으며, 계엄군의 폭력, 학살에 맞서 거대한 민중항쟁으로 불길이 타올랐다.

광주·전남언론인회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옛 도청 별관 2층 검열관실 복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습대책위원회와 기동타격대, 상황실 등과 함께 민주주의를 체감하는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당초 문화체육관광부 추진단 사업에는 빠졌다가 지난 9월 콘텐츠 설명회 때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연내에 수용 여부가 결정될 전망인데 보도검열관실을 되살려야 한다. 언론인회는 전국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게시해 폐해를 낱낱이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주의 위기를 부른 12·3 비상계엄 사태의 언론 보도물까지 전시해야 한다. 후대에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적합한 공간을 배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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