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보성읍에서 청룡다원을 운영하는 최창돈 명인.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랜 시간 공들여 온 유기농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보성군 보성읍에서 청룡다원을 운영하는 최창돈(80)명인.

최 명인은 친환경 농업 시작 이전에 광주석산고등학교에서 생물교사로 근무했다. 또한 산악인으로 지난 1971년 호남 최초 히말라야 마나슬루 원정대원으로 선발돼 히말라야를 다녀왔다.

이후에도 교사와 산악인 생활을 병행하던 1990년대 초 퇴직 후 노후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가던 도중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고향 땅이 떠올라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녹차 친환경 재배를 시작했다.

그 당시는 교사 재직 당시로 주말마다 이곳에 들려 냉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풍림을 심는 등 녹차 재배를 위한 주변 환경을 가꿨고 이후 2004년 녹차 유기농 인증을 받으며 명예퇴직해 본격적인 친환경 농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1만1천㎡(3천300평)정도의 땅에서 녹차를 생산하며 관리는 자연순환 농업을 활용하고 있다.

친환경 차나무 재배를 위해 자운영, 클로버, 헤어리베치 등 콩과식물을 이용해 토양 비옥도를 올리고 자연순환 농업(생물학적 방제+콩과식물 환원)으로 차나무 스스로 병충해에 강해질 수 있도록 자생력 강화 방안에 초점을 맞춰 차 농업을 꾸려가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농법을 지속 유지해 온 결과 지난 2022년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8호로 지정됐다.

명인의 녹차는 수확부터 가공까지 판매 첫해부터 입소문이 나 많은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명인의 반열에 등극하기까지 오는 길이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7년 보성 농약 녹차 파동이 일어난 뒤 관행농과 유기농 농가 모두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에 유기농 녹차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08년 녹차 완제품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FDA 식품안전검사에서 5개 품목(세작·우전·중작·대작·가루녹차)이 합격해 위기를 극복했다.

최창돈 명인이 재배 가공해 판매하는 녹차들.

이외에도 제2회 대한민국 차 품평회에서 입상, 우리차 품평대회 은상, 초의문화연구원 보성군수 표창 등을 수상하면서 녹차 장인으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지난 2004년부터 벤처농업대학 등에서 유기농 관련 강의를 시작했으며, 친환경 명차 분야에 대한 전문 기술과 지식을 지역 농업인들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향후 계획은 꾸준히 유기농을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안전한 가업 승계를 하는 것이다.

최 명인은 “부친에게서 물려받을 당시 관리가 하나도 안 된 땅이었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며 “나이가 있어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가 요즘 가장 큰 고민으로 후계에 대한 생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인 이전에 산악인으로 항상 정상에만 있을 수 없어 안전한 하산을 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업을 이어가고자 하는 자식이 있어 기술 전수 등을 수년에 걸쳐 잘 알려줘 앞으로도 청룡다원의 모습을 잘 지켜나갔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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