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구타와 각종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가 사망하자 시신을 바다에 버린 선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이지혜 부장판사)는 살인,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게 징역 28년을 최근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해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B씨에 대해선 징역 3년형을 내렸다. 다만, 살인방조에 대해선 무죄 판결했다.

A씨는 신안군 해상에서 새우잡이를 하던 배의 선장으로, 지난 4월30일 같은 배의 선원 C(50)씨를 죽게하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버려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C씨가 작업이 미숙하고 동료 선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고, 숨지기 전까지 가혹행위를 일삼아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둔기를 이용해 온몸을 무차별적으로 때린 후에는 선박용 청소 호스로 바닷물을 뿌리기도 했다.

제대로 된 잠자리마저 제공하지 않은 A씨는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비가 오는 날씨에도 천장 없이 전면 개방된 ‘어구 적재소’에서 자게 했다.

잠들기 전 여느 때처럼 폭행 등을 당한 C씨는 저체온 상태에 빠졌고 그로부터 15분 만에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C씨의 사망을 확인한 A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그동안 가혹행위를 함께 해온 조리장 B씨와 공모해 피해자의 시신을 바다에 던졌다.

이들은 시신이 떠오르지 않게 그물에 쇠파이프 등 무거운 물체를 함께 넣어 유기했다.

재판부는 “A씨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C씨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해수를 쐈다”며 “시체를 유기한 탓에 정확한 사인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피고인의 범행으로 사망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망망대해에서 의지할 곳 하나 없이 선장으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해 극단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의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유기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판시했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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