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비밀 펀드’에 투자하라고 속여 170억원을 가로채고 무려 15년 동안 도주 행각을 벌인 5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3년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광주 등지에서 45명을 상대로 총 514회에 걸쳐 173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들에게 정부 ‘비밀 펀드’에 투자하면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며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A씨는 옷가게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을 뿐이고,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고용주와 함께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주는 A씨 이전에 검거돼 징역 5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뒤늦게 잡힌 A씨는 재판에서 사기죄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옛 특가법상 공소시효 15년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실체가 전혀 없는 정부 비밀 펀드라는 허황한 내용으로 피해자들을 현혹해 재산을 편취하고도 15년 동안 수사를 피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을 권고형의 상한으로 처벌하는 것도 가볍다”고 판시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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