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서호면 이송만(왼쪽서 세 번째)·박혜림(오른쪽서 두 번째) 부부는 최근 ‘제22회 전국 축산물품질평가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 350만원에 하은·하율·하랑이 3남매가 자발적으로 내놓은 용돈 등을 더해 500만원 상당의 쌀을 기탁했다.<영암군 제공>

“가족의 마음이 이웃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조금이나마 따뜻한 겨울을 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영암 하랑이네 가족이 대통령상 수상의 기쁨을 이웃과 나눠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9일 영암군에 따르면 중학교 1학년 이하은, 초등학교 6학년 이하율, 초등학교 3학년 이하랑 학생은 학교 대신 특별한 배움의 현장을 찾았다.

아이들은 최근 부모님과 함께 영암군청을 찾아 우승희 영암군수를 비롯한 공직자들과 만났다.

다섯 가족 모두의 왼쪽 가슴에는 ‘사랑의 열매’가 반짝였고, 아빠 이송만씨는 붉은색 스웨터로 나눔의 날을 더욱 빛냈다.

이씨는 “여유가 생기면 꼭 기부를 하고 싶었다”며 “미루기만 하다 보면 평생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 ‘기회’는 바로 지난 3일 ‘제22회 전국 축산물품질평가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50만원이었다.

영암 서호면에서 자녀들의 이름을 딴 ‘하랑농장’과 ‘은율농장’을 운영하며 한우를 키우고 있는 이송만·박혜림 부부는 상금의 의미를 가족 모두와 함께 나눴다.

가족회의를 통해 상금을 좋은 일에 쓰자는 부모의 제안에 아이들은 흔쾌히 동의했고, 각자 아껴뒀던 용돈과 통장을 내놨다. 여기에 부부가 조금 더 보태면서 500만원의 성금이 마련됐다.

준비한 성금으로 영암쌀 10㎏ 200포를 구매한 가족은 영암군에 쌀을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학교에는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해 나눔을 직접 배우고 실천하는 기회로 삼았다.

쌀 전달식에서 막내 이하랑 학생은 “이 쌀이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간다고 들었어요. 좋은 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라며 “아빠를 롤모델로 삼아 나중에 아빠처럼 소를 키우고 싶다”고 해맑게 웃었다.

우승희 군수는 “전국 으뜸 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는 축산농가가 대를 이어 지속되고, 부부의 품성을 닮은 아이들이 세대를 넘어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는 생각에 흐뭇하다”며 “지역사회에 하랑이네 가족의 선행과 사연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군은 하랑이네 가족이 기부한 쌀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영암=나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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