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성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대표이사

무안에 다녀왔다. 남편의 회갑 기념으로 첫 해외여행을 간 직원과 어머니가 비행기에 탔다며 흐느끼는 정 팀장이 걱정됐다. 마지막까지 아니길 바랬다. 본인의 책임 인 듯이 우는 딸에게 “엄마는 참 훌륭하신 분이셨다”고 이야기하는 것 빼고는 다른 어떤 말도 하기 힘들었다. 어머니를 보낸 정 팀장에겐 뭐라 말해 줘야 하나 그냥 서로를 보면서 울기만 했다. 광주의 모든 사람들이 상주고 모든 곳이 장례식장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희생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아울러 유가족들의 깊은 슬픔을 함께 나눈다. 2024년은 참 잔인하고 비정하다. 경제일자리재단은 국가 애도 기간동안 조기를 달기로 했다. 조기를 달면서 차갑게 식은 현실을 살아내기 위한 3가지 조기를 생각한다.

첫째, 조기 집행해야 한다. 국회를 통과한 2025년 예산이 빠르게 현장까지 전달 될수 있는 패스트 트랙을 깔아야 한다. 모든 것에는 순서와 시기가 있다. 지금은 방향 못지 않게 속도가 중요하다. 특히 골목상권 소상공인 예산은 더 속도를 내야 한다. 2025년 예산을 상반기중에 70% 조기 집행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예산 조기 집행 상황실을 만들어서 체크하고 독려해야 한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하게 행동해야 한다.

둘째, 조기 추경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 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에 의하면 2004년, 2016년 탄핵시 한국경제는 상승기였다. 이번 탄핵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 어려움이 커진 상황과 맞물려서 부정적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추경을 여야가 신속하게 합의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고, 자본시장 선진화, 산업경쟁력 강화 등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처방했다. 소비진작을 위해서 편성하려다 여야간 이견으로 하지 못한 지역화폐 예산을 빠르게 추경편성해서 우리 경제의 실핏줄인 골목 상권 소비를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한다. 광주는 1월 한달동안 상생카드를 10%까지 할인해 주고 공공배달앱의 쿠폰발행을 집중해서 꺼져가는 소비의 불씨를 살리고자 한다. 이런 지방정부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격려하고 응원하는 조기 추경 편성이 절실하다.

셋째, 조기 파면이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불확정성은 헌재에서 진행중인 대통령 탄핵 심판이다. 파면이 경제고 일자리다. 조기 파면을 통한 경제의 역동성과 예측가능성을 키워야 한다. 오죽했으면 미국 경제뉴스 Business Insider에서 TS Lombard 라는 영국 투자리서치 및 경제 예측 컨설팅 회사의 분석을 기사화했는데, 주요내용은 “한국 대통령이 탄핵되면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념과 정당의 이해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루 하루 견뎌내는 서민과 중산층의 민생에 지지하는 정당,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나 신념의 차이는 먹고사는 문제 앞에선 무의미하다. 대통령 탄핵은 민생경제를 지키라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을 때 국가경제를 바로잡기 위한 일이다.

조기파면으로 불확정성을 제거하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공급적 관점이 아닌 수요적 관점으로 전환해 공공의 쓸모를 찾아야 한다. 중국의 애국 소비, 최근 우리나라의 지역순환경제 등의 본질은 경제 문제에 있어서 공공이 수요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가 이끄는 공급, 소비자 중심의 경제 등 경제 권력이 소비자에게 넘어온 것이다. 지산지소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지역적으로 지능적으로 지구적으로 소비하자가 필요하다. 소비 심리가 급속하게 식고 있다. 소비는 경제의 심장과 같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디지털 경제는 수요를 중심으로 한 경제다. 경제 권력이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다. 경제권력 교체기는 소상공인에게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공공은 이 과정에서 수요혁신의 촉진자가 돼야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강조한 리더십은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감투싸움 쟁두(爭頭)가 아니라 힘든 일은 먼저 하려드는 쟁족(爭足)이다. 조기를 걸면서 조기 집행, 조기 추경, 조기 파면 3조기를 위한 쟁족의 각오를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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