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아 강기정 광주시장은 ‘더 단단한 민주주의-더 따뜻한 민생경제, 당신 곁에 광주’를 시정 화두로 정하고 민생 경제 회복과 소비의 그릇을 키우는 일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강 시장으로부터 새해 시정 방향과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가적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2024년 12월은 계엄에서 여객기 참사까지, 공포와 분노로 시작해 비통함으로 마무리된 힘든 시간이었다. 광주 전체가 장례를 치르고 있는 상황인 만큼 희생자 유가족 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충분히 애도할 수 있도록 돕겠다. 광주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낸 도시다. 이번에 닥친 어려움 역시 시민과 행정의 힘을 모아 반드시 극복해 낼 것이다. 광주시는 5개 자치구와 함께 ‘희생자 유가족 지원단’을 설치해 희생자 유가족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이자 일원화된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유가족과 공무원 1대1 매칭을 통해 내 가족을 살피는 마음으로 장례, 보상, 유가족 심리 지원, 유가족 요청 등을 지원하고 있다. 12월29일부터 1월4일까지를 공식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으며 5·18 민주광장에 합동분향소 설치했다.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희생자의 가족, 지인, 친구, 동료인 만큼 광주가 함께 애도할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남겨진 가족 중 돌봄이 필요한 분들의 경우 광주다움 통합돌봄서비스를 연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성과와 아쉬운 점은.

-‘광주의 힘’은 불의에 맞서 인간 존엄을 지켜낸 불굴의 의지이자 함께 어울려 사는 따뜻한 나눔과 상생의 마음이다. 광주는 계엄을 막고 탄핵을 이끈 정신으로 호명됐고 광주다움 통합돌봄, 24시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 초등학생 학부모 10시 출근제 등 광주의 정책들이 대한민국의 표준 정책으로 인정받았다. 전국 최초 ‘국회 광주의 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아타이거즈의 통합 우승, 광주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GGM(광주글로벌모터스) 캐스퍼 64개국 수출, 지방시대 4대 특구 석권 등 광주의 힘이 폭발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순항 중이었던 AI(인공지능) 2단계 사업 예타 조사 면제 논의, 민·군 통합공항 건설 등이 12·3 계엄으로 중단된 일이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공감을 이룬 사안으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 순조롭게 정리될 것으로 확신한다.

▲새해 핵심 추진 사업은.

-계엄과 참사라는 엄청난 일을 겪은 광주시민에게 기댈 언덕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 새해 시정 화두는 ‘더 단단한 민주주의-더 따뜻한 민생경제, 당신 곁에 광주’로 공직자들과 함께 더 열심히 뛰겠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정치·경제·외교·안보 전 분야에 나타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속한 대통령 탄핵을 통한 헌정 질서 회복이다. 불법 계엄 책임자와 가담자들에게도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의 교훈을 남기는 일과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광주는 그저 하나의 지명이 아니라 인간 존엄을 향한 불굴의 의지,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상징하는 가치다. ‘광주’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내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이루겠다. 특히 광주 경제에 돈이 돌게 하고 소비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확장재정·조기 추경으로 경제 충격을 막을 방파제를 마련하겠다. 민생경제 회복 예산 1천82억원을 편성하고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아직 반영되지 않은 AI 2단계, AI 영재고 등의 국비를 조기 추경을 통해 추가 확보하겠다. 10% 광주상생카드, 반값 대중교통 카드 G-패스 시행, 공공배달앱 연말특별할인쿠폰, 출생 축하금 1인당 50만원 지원 등 시민의 얼어붙은 지갑에 온기를 불어넣는 민생 정책을 펼치겠다.

▲복합쇼핑몰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장 먼저 ‘더현대 광주’가 올해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더현대 광주’는 관광·쇼핑·문화의 중심지로 소비의 그릇을 키우고 광주를 찾는 사람·머무는 사람을 늘리는 핵심 인프라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한 도시이용인구 3천만명 실현은 광주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ACC·챔피언스필드·무등산 등 관광자원, 양동시장·무등시장·말바우시장 등 전통시장, 양림동·동명동 등의 가보고 싶은 동네, 비엔날레·미술관 등 문화예술과 이어질 수 있도록 광주만의 관광상품과 대중교통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AI 2단계 사업 중 인공지능 전환(AX) 실증 밸리 조성 사업 예산이 정부와 국회 단계에서 모두 반영되지 않았는데.

-국비 확보와 사업 진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의 긴축재정 방침과 지방 세수 감소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광주시는 지난해 8월 2025년도 정부예산안에 국비 3조3천244억원을 반영했고, 여기에 마지막 관문인 국회에서 국비 614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최종 3조3천858억원을 확보해 전년 대비 4.4%(1천412억원)가 증가했다. 다만, 비상계엄 등 혼란한 정국 속에서 정부 예산이 증액 없는 감액예산안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추가 증액에 대한 예산 협의를 마친 사업들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크다. 아직 예산에 반영되지 않은 AI 2단계 사업은 정부와 여·야가 모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AI 영재고도 수시 배정이 풀리면서 후속 절차를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추경이 실시되면 주요한 사업들의 얽힌 매듭이 풀릴 것으로 확신한다.

▲‘대자보 도시’ 대전환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광천권역 특별교통대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엄청난 교통 수요가 예상되는 광천권역은 광주 교통정책과 대자보 정책의 큰 도전이자 기회다. 자동차 중심에서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 교통정책 전환의 상징이 될 곳이다. 현재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으며 광천-상무선은 올해 상반기 국토교통부 승인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후 기획재정부 예타, 기본 실시설계 등을 거쳐 오는 2032년 개통을 목표로 정상 추진 중이다. 버스형트램은 국가계획 반영, 노선 일부(백운광장-양산동→백운광장-광주공고)를 변경해 올해 1월 고시할 예정이다. ‘더현대 광주’ 개점에 맞춰 2027년 말 개통 목표로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도심 급행버스는 올해 재개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노선과 운영 계획을 확정한 뒤 2027년부터 운행을 개시할 방침이다. 구도심 연결 상생버스도 교통공사에서 세부 운행 계획을 수립 중이다. 광천권역 보행여건 개선을 위한 광천권역 에코브릿지, 그린로드 조성은 전·일방부지 개발 공공기여금으로 추진되며 사업비가 확보된 만큼 일정대로 추진 가능하다. 광천권역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6.92㎞ 연장 도로 개설·확장, 교량 설치(3개소)와 고가교 확장, 보행교 신설 등도 광천재개발, 전일방부지 개발과 연계해 원인자 부담으로 추진되며 사업자와 합의가 완료된 상태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성과와 새해 과제는.

-‘광주다움 통합 돌봄’은 돌봄에 의료를 결합해 복지정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전국 최초로 ‘의료돌봄 매니저’를 도입해 간호직 공무원이 의료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재택 의료 서비스를 안내, 병원과 보건소와 연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노인인구 1천만명 시대에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돌봄·의료 연계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엄두 내지 못하고 있는 일을 광주가 시도했다. ‘돌봄’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하는 문제다. 2023년 4월 시작된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현재까지 1만7천여명 시민의 삶을 돌봤다. 이를 통해 2023년 국제도시혁신상, 2024년 정부혁신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표준이 되고 있다.

▲오는 9월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 준비는?

-최근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양궁은 우리나라의 품격을 높이고 국민의 자부심을 높여주는 스포츠 중 하나다. 이번 대회는 ‘평화의 울림’을 슬로건으로 5·18 민주광장에서 결승 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국가폭력을 이겨낸 오월 광주의 정신을 세계에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반도가 남북 평화 공존의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북한선수단과 예술단 초청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생수병 대신 텀블러, 홍보 전단지 대신 QR코드 등으로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향후 정치 지형을 전망한다면.

-조기 대선은 국가적으로도, 민주당으로서도, 광주로서도 매우 중요한 정치 일정이다. 국가로서는 훼손된 대한민국 헌정질서 회복과 늦어진 대한민국의 사회 대개혁을 이끌 수장을 새로 찾는 일이 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4기 민주 정부 수립의 기회이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이 제시한 과제를 완결할 기회이며 광주로서는 광주 도약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대선 공약에 반영할 기회다. 지금은 사회 대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인 만큼 더 늦출 수는 없다. AI 전환을 위한 과감한 투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안전망 마련, 기후위기 극복 노력, RE100 시대 대응, 보호무역주의 대응 등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있다. 보수와 진보, 세대를 넘어 빠른 속도로 한국 사회를 개혁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을 빠르게 역사의 뒷장으로 넘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에 한 말씀.

-2024년 한 해는 큰 성과도 많았지만 대한민국을 뒤흔든 계엄과 탄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큰 기쁨과 큰 우려가 함께하는 해였다. 광주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내는 도시인 만큼 우리에게 닥친 위기와 슬픔을 잘 극복하겠다. 시민 여러분 가정에도, 직장에도 행복과 건강이 넘치는 새해를 맞이하길 소망한다.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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