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숨진 179명의 희생자 시신 인도가 모두 일단락됐지만 유가족 지원은 중단없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고 유족과 지인들이 장례 절차를 치르기 위해 잠시 떠난 무안국제공항의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자원봉사자의 손길은 그동안과 다를 바가 없다.

안타까운 참사로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나눔 활동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까지 현장 수습,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사랑의 밥차’ 운영을 통한 식사와 물품 지원, 재난 심리 등에 5천509명이 참여했다. 매일같이 커피·유자차·생강차 300인분을 준비해 제공하는 목포시 거주 청각장애인 부부, 손수건 600장에 편지를 적어 유족에게 나눠주면서 아픈 사연을 나누는 경기 수원의 작가, 후원품 이송과 물품 배부, 환경정화 등을 펼치는 미국 시애틀 거주 부부 등이 그들이다. 전국적으로, 해외에서 찾아온 이들은 각기의 다양한 방식으로 ‘조용한 봉사’를 자처하고 있다.

희생자들이 부푼 기대를 품고 여객기 탑승 수속을 밟았던 무안공항 대합실 1·2층은 가족, 친척, 지인의 소식을 기다리는 통한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유족들은 대부분 장례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말 다시 공항에 모인다.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으로 명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진상 규명을 기다리기로 했다. 또 18일에는 활주로에서 합동위령제가 열린다. 전국에서 수많은 추모객이 찾으면서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전남도청, 전일빌딩245, 시·군·구 등 광주·전남지역 분향소 운영도 연장했다. 조문을 통해 남긴 방명록과 메시지도 49재가 치러지는 다음 달 초까지 유지·보관할 예정이다.

자발적으로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공항을 누비며 유가족을 지키고 있다. 유족도 물심양면으로 도운 봉사자와 관계 공무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인사를 전했다. 어느 날 갑자기 맞닥뜨린 재난 현장에서 이웃을 살리는 공동체 정신이 빛나고 있다.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봉사자들의 선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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