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집행 저지’ 44명 의원 규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 앞을 지켰던 4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무능’을 드러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향후 공수처의 역할을 놓고 정반대 주문을 내놨다.

7일 국회 등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적·절차적 문제를 부각하면서 공수처가 아예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탄생한 공수처를 향해 다음에는 반드시 윤 대통령을 체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수사 권한도, 역량도, 지휘 권한도 없는 공수처는 대통령 수사를 포기하고 경찰에 사건 일체를 이관하라”며 “그게 사법 혼란을 줄이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 시한을 하루 앞두고 경찰에 일임하려 한 것과 관련, “대한민국 수사기관으로서 적법성 오류에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는 체포영장이 재발부되면 경찰과 함께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내란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수처가 국민의 응원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 집행 기간인) 일주일을 허비했다. 매우 실망스럽다”며 “법 집행을 방해하는 자는 그가 누구든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하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은 전날 CPBC 라디오 ‘김준일의 뉴스공감’에서 “수사 경험 없는 오동훈 처장이 부임해서 물론 판사로서 경력이 있지만 답답하다”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과정에 진짜 무기력하더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외신들도 처음에는 윤석열의 민주주의 파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가 법원에서 나온 체포영장도 집행하지 못하자 ‘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냐’, ‘소위 공권력 집행이 저렇게밖에 안되느냐’. ‘사법부 결정을 저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 하는 비난이 쏟아지는 걸 보고 한심하게 생각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박 의원은 “지금 우리는 좀 냉정할 필요가 있다. 공수처, 공수본(공수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을 탓하기 전에 윤석열이 체포돼야 제2의 내란이 종식되고 무속, 주술 국가가 종식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불발에 대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책임론을 놓고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은 윤석열 체포부터 결단해야 한다”며 “경호처가 (윤 대통령 보호에 나서서) 국가 사법 질서에 도전하는 일이 없도록 지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달리 국힘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일부가 최 권한대행의 탄핵을 주장하는 데 대해 “경제 파괴까지 자행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탄핵소추하고, 특검하고, 고발하는 집단이라 새로운 면을 보는 것도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직무 유기 혐의로 최 권한대행을 경찰에 고발했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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