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가 올해 ▲민생 안정 ▲첨단전략산업 ▲에너지산업 ▲농수축산업 글로벌 브랜드 육성 ▲글로벌 문화·관광 거점 도약 ▲SOC 확충 ▲인구 대전환 프로젝트를 핵심 키워드로 ‘더 위대한 전남도, The Great JelollaNamdo’ 비전 실현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김 지사로부터 새해 도정 방향과 핵심 현안, 호남정치 현실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했는데.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신 희생자 분들께 도민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 분들께는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전남도는 사고 직후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유가족들에게 1대1 전담반을 운영해 교통·숙소·생필품 지원 등 요청 사항을 신속히 해결했다. 유가족들의 긴급 의료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한방치료를 24시간 제공하고 심리 안정을 돕기 위해 통합심리지원센터도 운영했다. 유족들이 가장 원하는 장례 지원도 관계기관의 협조를 통해 신속하고 세밀하게 챙겼다. 유가족 생계비와 전남도 차원의 도민안전공제보험비도 신속 지원되도록 힘쓰겠다. 사고 수습이 온전히 이뤄지고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2024년을 돌아본다면.

-헌정질서를 파괴한 비상계엄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평온한 연말을 기다리던 국민들의 일상이 흔들리고 경제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도민 덕분에 2024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전남도는 지역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역사적 대전환의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 수준 가늠 지표도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1인당 개인소득은 사상 최초 10위권 내에 진입해 전국 9위를 기록하고 가구소득은 2017년 전국 15위에서 2023년 8위로 올라섰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96조원으로 전국 8위를 차지했다. 전남의 잠재력과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글로벌 전남의 위상을 드높이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25년엔 국가적 아픔을 치유하고 새 희망을 위해 전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통합 추진으로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 문제의 첫 단추를 뀄다. 비상계엄 사태로 의대 신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12월31일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가 2026년 3월 통합대학교 개교를 위해 ‘국립한국제일대학교’(가칭) 명의의 대학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제는 정부가 1도 1국립대 선도 모델인 대학 통합과 정부담화문을 통해 약속한 국립의대 신설 절차를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 국가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전남도는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양 대학과 함께 국립의대 설립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치권, 교육부에 신설된 ‘의대교육지원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하고 의료계에도 전남 의대 설립 당위성을 피력하며 설득하겠다. 전남도는 올해 3월 전남도 통합대학교 국립의과대학 몫으로 의대 정원을 확보하는 등 의대 설립을 이룰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 군공항 이전과 관련 2023년 12월 광주시와 전남도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은 이유와 계획은.

-2024년 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위해 광주시와 함께 소음 대책 마련 토론회, 6년 만의 3자 회동, 광주 국회의원 간담회, 무안군민 대상 홍보 활동 등 다각적인 노력에도 해결되지 못해 아쉬운 한해였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2024년 10월6일 군부대 주둔에 따른 소음, 재산상 제약 등으로 군공항 이전은 마냥 환영할 만한 시설이 분명히 아니며 분명한 해법 제시를 요구하는 전남도와 무안군의 입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결국 군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인 광주시가 책임성을 갖고 주도적 노력을 해야 한다. 무안군민 수용성 확보를 위해 광주시가 보다 획기적이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제시해야 한다. 군공항 예비후보지가 선정돼야 이전 주변지역 지원계획 등을 공식 논의하고 심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예비후보지 선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광주시가 군공항 예비후보지 선정과 동시에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즉시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 이전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2021년까지 먼저 광주 민간공항을 이전하겠다고 한 광주시·전남도·무안군 간 2018년 협약의 취지를 살리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무안군민을 설득할 수 있는 종합적 대안과 함께 ‘무안군 미래 발전 비전’ 등을 제시하며 진정성 있게 접근한다면 전남도는 앞으로도 적극 협력하겠다.

▲인구 감소 문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1970년대 330만명대였던 전남 인구는 2024년 3월 18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같은 기간 대한민국 인구는 66% 늘었다. 전남 인구 369만명이 수도권과 대도시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매년 청년 8천여명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 또한 26%로 전국 최고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전남도는 2024년을 지방소멸 극복 원년의 해로 정하고 전국 최초 인구·이민·외국인 전담부서인 ‘인구청년이민국’을 신설해 인구 문제 해결에 온 힘을 쏟았다. 전남 만의 인구 위기 대응 전략인 ‘인구 대전환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핵심 선도 사업인 출생기본수당, 만원주택 등은 대한민국 인구 정책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뽑힌 정책이라 자부한다. 2024년 하반기부터 각종 정책과 사업이 전남 인구에 미칠 영향을 분석, 인구 증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정책·사업을 개선하는 ‘인구영향평가 제도’도 시범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광역 도(道) 단위 17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6년 이후 8년 만에 출생아 수가 증가해 인구 반등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전남의 다양한 인구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주안점을 둘 도정 방향은.

-‘더 위대한 전남도, The Great JeollaNamdo’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전남이 꿈꾸는 눈부신 미래상을 담대하게 그리겠다. ‘행복한 전남’, ‘기회의 전남’, ‘문화가 있는 전남’을 위해 분야별 핵심 시책을 챙기겠다. 인구 위기에 대응하는 ‘인구 대전환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 특히 ‘전남도-시·군 출생기본수당’과 ‘전남형 만원주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2034년까지 벤처·스타트업 기업 3천개, 연 매출액 100억원 이상 기업 300개, 상장 기업을 30개까지 늘리는 ‘333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해 ‘기업이 몰려드는 전남’을 만들겠다. 우주·바이오·이차전지 등 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 AI·빅데이터에 기반한 농·축산업 혁신성장을 이끌고 쌀값 정상화를 위한 생산시설 확충과 김 산업 육성을 위한 ‘국립 김 산업 진흥원’ 설립에도 신경쓰겠다. 대규모 SOC인 영암-광주 초고속도로, 고흥-광주 우주고속도로, 여수-순천 고속도로, 전라선 고속화철도, 광주-나주 광역철도, 여수-남해 해저터널 등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지역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그동안 모습과 사뭇 다른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 손에 의해 뽑힌 정치인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대변하는 자리다. 국민주권을 찬탈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한 반국가·반헌법·반민주 폭거행위에 대한 비판은 살을 에는 추위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하나로 거리에 모였던 국민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그동안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지사는 도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다. 전남 발전을 위해 정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도의 입장을 적극 전달하고, 도민의 이익에 반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는 것이 도지사로서 책무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다. 정치 지형에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는데.

-탄핵이 인용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정치 균형은 무너질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 탄핵 여론을 외면한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역사의 심판, 국민의 심판을 받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국정기조 또한 바뀌며 사회 대개혁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부활할 것이다. 세수 결손에도 추진됐던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움직임도 꺾일 것이다. 그동안 전남이 추진에 앞장선 기본소득 도입에도 힘이 실릴 것이다.

▲2026년 지방선거를 1년5개월 앞두고 있다. 김영록 지사의 3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적 로드맵은.

-민생 현장에서 도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호남 정치 복원에 대한 강렬한 바람을 느낀다.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이자 본향, 전남이 호남 정치 복원에 앞장서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느낀다. 지금은 비상계엄 사태로 국가·지역적으로 어려운 비상상황이다. 국립의대 설립, 군공항 이전 등 굵직한 전남 현안 해결을 위해 도민 모두의 역량을 모아야 할 중차대한 시기다. 도민의 안전, 삶을 책임진 도지사로서 무너진 민생경제를 우선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현재 정치적 로드맵이 따로 있다기 보다는 정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심사숙고하겠다.

▲도민들께 한 말씀.

-여객기 사고로 온 국민이 비통하고 애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참사로 희망을 전해야 할 시기에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드려 도지사로서 송구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전남도는 하루빨리 사고를 수습하고, 유가족이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에 온 힘을 다하겠다. 사고를 계기로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지난날을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새해가 시작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전남인의 불굴의 잠재력과 결연한 도전 정신으로 노력한다면 위기를 더 큰 기회와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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