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올해 ‘실력이 쌓여 본질이 된다, 우리는 미래로 간다’라는 기치 아래 4대 영역 16개 중점 사업을 펼친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으로부터 2025년 광주교육 운영 방향과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 등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다짐과 올해 집중하는 광주교육은.

-우선 지난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국가가 대혼돈에 빠지고 12월29일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국민 대부분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객기 참사는 희생자 대부분이 광주·전남 지역민이고 광주 학생도 5명이나 포함돼 있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유가족들의 비통함은 미뤄 짐작할 수조차 없다. 무거운 마음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다. 2025년은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혜롭게 준비하고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광주 아이들이 미래사회를 이끌어가는 당당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올해는 ‘실력이 쌓여 본질이 된다, 우리는 미래로 간다’라는 기치 아래 4대 영역 16개 중점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잠자는 교실을 깨우는 공교육 프로젝트’로 광주 아이들의 기초학문을 강화하고 인문학적 감수성을 높일 생각이다. 학생들의 심리정서 지원과 마음건강, 인성교육도 촘촘하게 챙기겠다. 글로벌시대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춘 다양한 정책이 준비돼 있다. 지난해 시작된 ‘다시 책으로’ 프로젝트를 ‘다시 책으로, 다 함께 책으로’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겠다. 이를 통해 다양성이 살아나는 학교, 교육의 본질이 바로 서는 학교,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광주교육을 만들겠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드는데 공약 사업 추진 현황은.

-취임 이후 2년 반 동안 66개 공약 사업, 102개 세부 과제를 추진했다. 쉬지 않고 달린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공약사업 추진율 88.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시행한 ‘전국 교육감 공약이행 평가’에서 2년 연속 종합 최우수인 ‘SA등급’을 받았다. 또 올해 교육부 주관 ‘시·도교육청 평가 국가 시책 추진 실적’에서 모든 부문을 PASS해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 밖에 학생의 다양한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수업 활성화 정책, 기초학력전담교사제 등을 통해 수업 만족도가 상승하고 초등 기초학습 부진 학생은 1% 미만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공약은.

-학생들의 끼와 재능, 특기, 적성은 모두 각각이다. 다양한 학생들을 ‘결’대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주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진로진학부터 문화예술, 직업교육까지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365-스터디룸’, ‘1고교 1대입 전문 디렉터’, ‘빛고을 꿈트리 진로진학 상담’ 등은 우리 광주교육만의 자랑이다. 진로진학 정책에 힘입어 광주 아이들의 성적은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수포자 없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수학 온다 학교’, ‘야심찬 노벨 플러스 온’ 등 수학·과학 과목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잠자는 교실’을 깨우겠다. 직업교육 정책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학과 재구조화, 광주형 마이스터고 지정 등을 추진한 결과 2024년 직업계고 취업률은 전년보다 2.9%p 오른 55.9%에 달했다.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2025학년도 직업계고 신입생 경쟁률이 평균 1.27대1을 기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문화예술분야는 ‘光탈페’(광주학생탈렌트페스티벌), 학생 야외버스킹 등을 꾸준히 운영하며 학생들이 끼와 재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광주학생예술누리터 2관이 개관하는 만큼 예술교육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12·3 비상계엄 관련 학생 역사교육의 방향과 중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12·3 비상계엄은 국민의 일상을 송두리째 망가트렸다. 우리의 일상을 찾기 위해 시민들은 1980년 5월처럼 5·18광장으로 나갔다. 저도 여러차례 광장을 찾았는데 20-30대 젊은이들이 많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수많은 여고생들이 각자의 ‘최애 응원봉’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또 광주 학생의회 의원 7천18명이 ‘대한민국이 바른 길로 가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을 보며 ‘역시 광주 아이들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광주교육청이 추구해온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는 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광주 학생들을 대상으로 5·18 교육을 강화하고 전국화·세계화에도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광주 학생들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겠다. 광주 아이들이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은.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교육과정 마련이 중요하다. 광주교육청은 지난해까지 모든 일반계 고등학교에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공간 조성을 마쳤으며 2023년 9월에는 다양한 수업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빛고을온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최첨단 기자재를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이 가능하다. 교육과정 준비도 착착 이뤄지고 있다. 2022년부터 모든 일반계고를 연구·준비학교로 운영하며 고교학점제 체제를 학교 현장에서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다양한 교과목 편성을 위해 지역 대학, 기관과 연계해 공동 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20년부터 ‘고교학점제 박람회’, ‘중학교로 찾아가는 고교학점제 설명회’ 등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실력 외에 어떤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

-다양한 실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학생들의 따뜻한 인성이다. 갈수록 마음 아픈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몸이 아프면 쉽게 치료받을 수 있지만, 마음이 아픈 학생은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 결과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정신건강 고위험군과 자살시도 학생들을 위해 ‘마음 바우처’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바우처는 교육청과 연계된 병원 11곳, 의원 18곳에서 정신건강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지난해 국립나주병원과 조선대학교병원에 병원형 Wee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이 학업과 치료를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앞으로 인성교육, 마음건강, 심리정서상담 등을 활성화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과 학폭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학교 시스템 등을 구축하겠다.

▲‘글로벌 리더 세계 한바퀴’ 프로그램에 동행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해 16개 주제 프로그램이 운영돼 468명의 학생이 세계 곳곳에서 글로벌 리더의 꿈을 키웠다. 저도 2023년 두 차례, 2024년 두 차례 학생들과 함께했다. 탄자니아에서는 광주 학생들이 현지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주고 과학 실험, 5·18 플래시몹 등을 같이 했다. 광주 아이들은 봉사 뿐만 아니라, 탄자니아 아이들의 순수함, 진지함을 배웠다. 미국 탐방 때는 제가 유학했던 경험을 살려 동부 아이비리그 10개 대학을 학생들에게 가이드했던 기억도 새록새록하다. 아이슬란드에서는 학생들과 빙하가 녹는 모습을 보며 기후 환경 위기를 직접 체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성과공유회에서 학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며 이 사업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고 동시에 뿌듯함도 느꼈다.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시민의식을 갖춘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교육가족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광주 학생들은 그동안 차분히 노력하며 실력을 쌓아왔다. 이는 어떤 비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본질이 되고 광주 학생들을 찬란한 미래로 인도할 원동력이 돼 줄 것이다. 다양한 실력이 쌓이면 교육의 본질이 된다. 2025년에도 광주교육 공동체와 함께 아이들의 힘찬 미래를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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