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은 2022년 취임 당시 ‘전남교육 대전환’을 강조했다. 지난 2년간의 성과를 짚어보고 김 교육감으로부터 올해 전남교육의 주요 운영 방향과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 등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새해 다짐과 올해 집중하는 전남교육은.

-‘전남교육 대전환’을 약속하며 출범한 주민 직선 4기 전남교육이 어느덧 3년 차다. 지금까지의 성과 만으로도 전남교육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특히 지난해 5월 개최된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는 지역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글로컬 미래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2025년 전남교육은 ‘K-에듀를 선도하는 글로컬 전남교육’을 비전으로 ▲독서인문교육 내실화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공생교육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컬교육 ▲미래 역량을 기르는 ‘2030 교실’ ▲협력적 교육 생태계 구축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더불어 시대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지혜롭게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겠다. 이를 통해 전남교육의 미래 비전을 공고히 다지고 학생들을 위한 희망찬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드는데 공약 사업 추진 현황은.

-주민 직선 4기 공약은 ▲공부하는 학교를 만듭니다 ▲모든 학생의 꿈을 소중하게 키웁니다 ▲마을과 함께 사람을 키웁니다 ▲따뜻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만듭니다 ▲신뢰받는 행정으로 교육가족의 긍지를 높입니다 등이다. ‘공부하는 학교’를 위해 학습권과 교권이 조화를 이루는 ‘공존교실’을 운영하고 학생 성장 단계와 학교급별 특성이 반영된 평가, 스마트 기기 보급을 통한 맞춤형 책임교육 실현에 주력했다. 또 전남학생교육수당과 안전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등 촘촘한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노력이 이뤄졌다. ‘신뢰받는 행정’을 위해 학교기본운영비를 확대하고 교원·지방공무원 인사제도 개선 등을 추진했다. 전체 공약 이행 실적은 2022년 98%, 2023년 100%, 2024년 100%를 달성했다. 분야별로는 98.6%-133.3% 이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임기 후반에 접어든 만큼 지금까지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공약 과제의 내실화를 기하는 데 집중하겠다.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공약 사업은.

-전남학생교육수당이 핵심 공약 사업이다. 도입 첫 해였던 2024년에는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지역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16개 군(郡) 지역 초등학생에게는 월 10만원, 5개 시(市) 지역과 무안군 초등학생에게는 월 5만원을 바우처 카드로 지급했다. 이는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상승에도 기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지역별로 차등 지급됐던 수당을 전남 모든 초등학생에게 월 10만원씩 확대 지급한다. 이미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신설 협의를 완료했고 관련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무엇보다 이 수당의 가장 큰 의미는 학생들에게 미래 핵심 역량인 자기주도성을 길러준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수당을 스스로의 계획과 책임 하에 사용, 자기주도적 미래 설계의 역량을 기르게 될 것이다. 경제교육 효과도 기대된다. 앞으로 현장 소통 프로그램 ‘대중교통’과 연계해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방법을 주제로 경제 특강을 운영할 계획이다.

▲12·3 비상계엄 관련 학생 역사교육의 방향과 중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학생 역사교육의 핵심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핵심 가치를 학생들에게 깊이 이해시키고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헌법이 국민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보여줬다. 역사교육은 단순히 역사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역사교육은 학생들이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과 공동체적 연대감을 키우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도 전남교육청은 ‘지역과 세계가 공생하는 글로컬교육’이라는 큰 목표 아래 인간다운 품성과 공동체 의식을 길러내고 불안한 시대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

▲올해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지원 대책은.

-2025학년도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전남교육청은 학생 맞춤형 선택 교육 과정 운영, 학점제형 학교 공간 조성, 진로·학업 설계 지원 등을 통해 고교학점제 기반 마련에 주력해 왔다. 전남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많아 과목 개설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학교 간 공동 교육 과정을 적극 운영,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도·농 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부터는 실시간 원격 수업을 제공하는 ‘전남온라인학교’를 개교해 과목 개설이 어려운 학교를 지원할 방침이다. 온라인학교는 19개 과목 28개 강좌를 운영하며 소규모 학교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교육청은 학부모, 교사, 학생을 위한 맞춤형 자료를 제작·보급해 고교학점제 정책 이해를 돕고 있다.

▲전남형 ‘글로컬 미래교육’ 확산 방안은.

-전남형 글로컬 미래교육이 펼쳐질 무대는 ‘2030 교실’이다. 올해는 각급 학교에 총 125개의 ‘2030 교실’을 조성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에 선정된 초등학교 ‘2030 교실’에는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와의 실시간 연계 수업부터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인문학 수업까지 혁신적인 수업 모델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또 여러 명의 교사가 한 교실에서 협력해 수업을 진행하는 ‘1교실 다(多) 교사’ 형태와 같은 미래지향적 수업도 포함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전남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미국 스탠퍼드대학 체류형 프로젝트 ▲폴킴 교수 연구진과 팀 멘토링 ▲글로컬 전남 국제교류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며 지역 글로컬교육센터 활성화에도 힘쓸 것이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부족한 산업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가칭 전남국제직업고 신설도 순항 중이다. 2026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 이 학교는 이주배경·중도입국 학생과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전문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지역 산업체 취업과 정주를 지원한다.

▲현장 소통 프로그램 ‘대중교통’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난해 ‘대중교통’ 현장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47개 학교와 22개 직속기관을 찾아 약 8천명의 교육가족을 만났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날을 맞아 찾은 순천 좌야초등학교 학생들과의 만남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학교 대강당에서 좌야초 1학년 학생들과 둘러앉아 동화책 ‘멋진 닭이 될 거야’(저자 진경과 진주)를 함께 읽었다. 이 책은 작은 병아리가 멋진 닭이 되기 위해 여러 동물에게 조언을 구하며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아가는 성장 이야기다. 무엇보다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반짝이던 학생들의 시선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다. “너는, 오직 너라서 충분한 존재야”라는 메시지를 전할 때 쏟아진 박수갈채는 앞으로 전남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응원이라 생각했다. 교육 현장에는 늘 답이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학생 한 명, 한 명이 가진 고유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하며 이를 키워주는 것이 바로 교육의 사명이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묻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마음가짐으로 교육 현장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

▲광주 교육가족과 학생들에게 한 말씀.

-지난해 말 서울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교육 서밋’에 참석했다. 대학 총장, 시·도교육감 등 교육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앞에 다가온 미래교육 방향을 논의했다. 전 서울대 총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지금은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교육의 기본을 회복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선 4기 전남교육이 출범하면서 역점 추진해 온 ‘전남교육 대전환’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깜짝 놀랐다. 전남교육이 바로 미래교육이고 ‘K-에듀’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자긍심도 가졌다. 앞으로도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남교육 대전환과 공생의 글로컬 미래교육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학생들이 지역에 뿌리를 두면서도 세계를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 도민과 교육가족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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