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문 계간지 ‘시와 사상’ 3월호에 서평이 실린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의 시집 ‘아들과 함께 보는 서울의 봄’.

지난해 일본 문단에 등단, 시집 ‘아들과 함께 보는 서울의 봄’을 펴낸 뒤 시인으로 활동 중인 김정훈(사진) 전남과학대 교수의 시집 서평이 시 전문 계간지인 ‘시와 사상’ 3월호에 실렸다.

특히 해당 시집에 대한 서평을 쓴 이가 ‘시와 사상’ 신인상을 수상한 아메사와 유타로 시인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이 모인다.

아메사와 시인은 서평을 통해 “12월3일 밤부터 새벽에 걸쳐 일어난 윤 대통령의 쿠데타 미수사건을 나는 옛 트위터를 열어보면서 실시간으로 추적했다”며 “한국인 팔로워나 한국에 연고를 둔 친구들이 다수 화제로 거론한 게 영화 ‘서울의 봄’이었고,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 자행된 학살의 기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군의 국회 투입은 성공하지 못했으며 여야당의 찬성으로 계엄령 해제가 가결되자 사태는 결말에 이르렀다”고 반란의 상황이 한국 시민의 연대로 수습된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아메사와 시인은 그 상황을 목격한 후 “나는 다시 이 시집을 펼쳤다”면서 본격적으로 시집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토로했다.

그는 “근로정신대의 비극, 피와 부끄러움에 휩싸인 당시 광주의 기억, 쇠퇴하는 농촌, 가자지구, 나가사키, 히로시마에 대한 상념을 떠올렸다”며 “이 시집은 자전적 분위기가 엿보이지만, 결코 협소한 내면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시집은 학살의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고 목숨을 부지한 사람들에 대한 자성, 사회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이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아메사와 시인은 현 시국을 일제 식민지 잔재와도 연결 지었다.

그는 김 교수의 시집 리뷰를 집필한 날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임을 명시하면서 “일찍이 독재를 강행한 한국 군정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빚어진 부(負)의 유산의 측면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그러한 의미에서 보수파 대통령과 군정의 과거로 회귀하려는 군부 반란을 세대를 불문하고 광범위한 시민의 힘으로 타파한 것은, 일본제국주의 부의 유산에 ‘NO’를 명확히 밝힌 의미이기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말미에 한국의 계엄령 시국은 “투쟁 중인 모든 일본 시민에게도 강력한 영향을 안겨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교수의 ‘꿈’이라는 시의 시구를 인용했다.

“그대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저 별을 따려는 꿈이라도 좋으리”

한편 아메사와 시인은 와세다대학 재학 때부터 동인지 ‘와세다 시인’ 등에 참가하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 제31회 ‘시와 사상’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시집 ‘무의미한 주말’ 등이 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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