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내 지자체가 공들여 준비한 봄 축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상기후로 3월 한파가 이어지면서 개화가 늦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소 늦더라도 꽃이 필 경우 방문객이 늘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홍보 마케팅에 더욱 전력해야 하겠다.

지난 15일 개막했던 구례 산수유축제는 28만7천명이 다녀갔다. 2024년(35만명), 2023년(36만명)보다 18-20% 줄었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탐방객도 3만명 수준에 그쳤다. 2024년(4만명)보다 25%, 2023년(7만명) 대비 절반 넘게 급감했다. 앞서 광양 매화축제 역시 37만명으로 2024년(70만명)과 비교하면 반토막나고 말았다.

무척이나 야속한 날씨다. 지자체와 주민, 상인들은 만개 시기에 맞춰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광양매화는 뒤늦게 꽃피기 시작하면서 축제 후 15만명이 찾았다. 영취산진달래도 일주일 후 만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으로 가속화된 지역경제의 둔화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꽃샘추위가 닥쳐 봄 축제까지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전남 서부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가축전염병 구제역도 우려스럽다. 개화 지연과 겹치면서 축제 일정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강한 바람을 타고 전국에서 확산중인 산불의 기세도 무섭다. 엎치고 덮쳤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순 없는 일이다. 온화한 남도의 산야에서 봄을 알리는 꽃봉오리들이 속속 피어오르고 있다. 수도권보다 보름 이상 빠르고 화려한 자태를 뽐낼 판이다. 곳곳에 명소가 산재해 머잖아 진한 꽃향기로 가득해지며 수많은 나들이객으로 북적일 것이다. 전남도와 시·군은 다양한 축제 안내 홍보물을 공동 제작, 전국 관광 안내소, 지역홍보센터, 기차역, 터미널, 고속도로 휴게소 등 다중 집합장소에 상시 비치하는 등 유치 노력을 기울여왔다. 앞으로도 일부 안전과 편의 지원, 불법 행위 단속 등 행정적 지원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아름다운 여행지가 한 둘이 아니다. 조금 연기됐어도 곧 다채로운 축제가 펼쳐진다.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의 힐링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되도록 더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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