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극장’ /ACC 제공

‘나의 살던 산수’ /ACC 제공

‘고향산수도-단절된 풍경’ /ACC 제공

전시 ‘산수극장’은 낯선 사람들과 나란히 공연을 보며 다양한 삶에 공감하던 모습에서 출발한다. 그 따스한 순간을 떠올리며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고향을 이야기하는 신작을 준비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오는 7월6일까지 복합전시5관에서 지역작가 초대전 ‘이이남의 산수극장’을 펼쳐 눈길을 모은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ACC가 그간 지역과 함께 한 시간을 되짚고자 마련한 전시로,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지역 중견작가 이이남의 신작 24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이이남은 일찍이 고전 서화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주목받은 바 있다. ACC와는 개관 페스티벌 공연 ‘세컨드 에디션’을 시작으로 창·제작 센터 강연 프로그램 ‘ACT 렉처’, 야외전시 ‘하늬풍경’에 이어 최근 주중한국문화원 협력전시 ‘모두의 도원’까지 다수의 전시에 참여하며 지속적인 인연을 쌓아왔다.

그동안 우리가 봐왔던 이이남의 작품이 동양 미학을 통해 자아의 본질을 탐색하는 추상적인 작업이었다면, 이번 전시에선 전통 산수화와 호남의 자연 풍경, 그리고 가족과의 추억을 아우르며 고향의 향수 어린 시선을 담아낸 미디어아트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나의 살던 산수 ▲어머니 그리고 산 ▲고향산수도 ▲아버지의 폭포 ▲산수극장 ▲고향의 빛 6개 주제로 구성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두루마리로 펼쳐낸 ‘나의 살던 산수’를 마주하게 된다.

어린 시절 달력에서 봤던 산수화들을 영상과 결합시켜 관람객들에게 저마다의 고향을 회상하게 한다.

어머니와 지냈던 고향 자연을 모티브로 제작한 작업 ‘어머니 그리고 산’은 어린 시절 추억과 함께 어머니가 평온하게 머무르길 원하는 이상적 자연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가족 공동체가 나란히 놓인 모습을 통해 서로 닮은 산수를 배치한 ‘가족산수도-조춘도’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소재 삼아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담아낸 ‘고향산수도-단절된 풍경’도 소개한다.

전시 끝자락에선 남도 전체를 잇는 영산강을 호남 남종화 대가 허련의 ‘미가산수’와 결합한 대형 미디어 설치 작업이 눈길을 잡아끈다.

천장에 내걸린 여러 겹의 천자락은 일렁이는 물빛을 연상시키며 고향의 자연을 향한 향수를 은은하게 드러낸다.

익숙한 산수화와 실경의 결합으로 새롭게 태어난 남도의 강산은 지역을 불문한 모든 관람객들에게 친근함을 선사한다.

한편 오는 6월에는 전시 연계 행사로 미디어아트 및 지역미술 전문가들과 함께 이이남 작품세계를 고찰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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