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희作 ‘엄마 없는 동안에’

김해성作 ‘반가사유미소’

서현호作 ‘즐거운 부자’

현대사회 속 ‘반려동물’은 더 이상 ‘애완’이 아닌 우리 옆에서 함께 숨 쉬는 ‘가족’이 됐다. 평범한 일상의 한켠을 채우는 이들의 모습이 따뜻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윤미술관은 다음달 25일까지 가정의 달 기획전 ‘Live together’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반려동물 간 관계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자리다. 작가들은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통해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표현하며, 공존과 감정의 결을 시각화한다.

17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혼합매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출품된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스타일과 기법으로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표현하며,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기하학적 요소와 사실적 표현이 어우러진 김선희 작가의 작품 ‘엄마 없는 동안에’는 반려동물과의 관계 속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김지연 작가의 ‘Happy time’은 몽환적 배경의 따스한 색조로 여인과 그 곁에 앉아 있는 반려묘를 표현한 회화다. 화면 속에선 관계의 신뢰와 정서적 안정이 느껴진다.

절제된 선과 색으로 자연과의 교감을 표현하는 김해성 작가는 ‘반가사유미소’를 통해 동물의 섬세한 감정을 포착한다.

박미애 작가 작품에는 가족처럼 생활하는 7마리 반려동물과 꽃이 등장한다. 분채와 선묘를 활용해 표현된 작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속 모란의 크기와 색채에 대비된 까만 반려묘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자연친화적 소재와 재료를 활용하는 박정근 작가의 ‘재생의 땅’은 초록 풀밭을 배경으로 삽을 든 청년과 동물의 모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패밀리’ 시리즈를 진행 중인 박정일 작가는 세잎클로버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그는 반려동물을 의인화해 일상 속 무심코 지나치는 행복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개구쟁이 같은 익살스러운 포인트도 돋보인다.

서현호 작가는 동물의 표정을 통해 유머와 따뜻함을 전한다. 그의 작품 ‘재생의 땅’에서는 인간, 동물, 자연이 연결돼 공존하는 세계를 탐구한다.

오선화 작가는 눈처럼 하얀 반려묘를 통해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성찰한다. 작품 속 두 마리 고양이가 서로 마주하며 응시하는 행위는 상대방을 바라보는 관계의 시선으로 투영된다.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윤서영 작가는 선을 활용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유화물감과 검정색 연필 드로잉을 이용해 단순한 형상 속 그들이 지닌 온기와 존재감을 표현했다.

이다애 작가의 반려돈은 길상성을 담고 있다. 작품 ‘소원을 말해봐’ 속 화면 가득 둥근 달과 이에 대비된 작은 돼지들, 그 위로 흩뿌려진 금은보화가 복을 기원한다.

완도 고금도에서 유기된 강아지를 데려와 키우고 있는 이두환 작가는 ‘섬소녀’ 작품을 선보인다. 남해를 배경으로 자신의 강아지 ‘고금이’가 모자를 쓴 모습이 재치있게 그려졌다.

이지수 작가는 도전과 용기를 상징하는 캐릭터 ‘롬’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는 동물 말에서 비롯된 캐릭터로, 화면을 채운 리스 장식과 롬의 힘찬 발걸음이 앞으로 나아갈 작가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밖에도 전시에선 반려견을 소파에 앉혀 의인화한 이진상 작가, 우유 개껌을 오브제로 독특한 인상을 선사하는 조유나 작가, 따스하고 평온한 봄날 작품마다 같은 자세로 등장하는 똘이의 모습을 그린 주성희 작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공존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최순임 작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의 감동을 전하는 한미경 작가 작품까지. 다채로운 소재와 표현기법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국윤미술관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반려동물’이라는 친숙한 주제를 통해 예술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