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조선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60대 중반의 박모씨는 왼쪽 볼에 생긴 검은 점을 단순한 점으로 여기고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크기가 점점 커지고 색깔도 고르지 않게 변했다. 한 번씩 상처와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는 증상이 반복되자 본원 피부과를 찾아 조직검사를 했는데 기저세포암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2주 후 모즈미세도식수술을 받았다. 피부 병변은 5㎜ 크기 정도로 작았으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던 1㎝ 이상의 주변 암세포까지 제거하고 다음날 퇴원했다. 이후 재발과 특별한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 중이다.

피부암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특히 오랜 시간 햇빛에 과하게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해 피부 세포가 손상돼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봄철은 햇빛이 강하고 야외활동이 많아져 자외선 노출량이 증가하는 만큼 실외활동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민성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했던 모즈미세도식수술을 정착·발전시키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고 최근 모즈미세도식수술 2천례를 달성했다. 김 교수를 통해 피부암의 원인과 치료법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피부암 종류·원인

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 같은 환경적 요인에 기인하며 크게 흑색종과 비흑색종으로 나뉜다.

비흑색종은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이 대표적이며 매우 흔하게 발생하지만 진행 속도가 느리고 잘 퍼지지 않아 늦게 발견하더라도 수술만 잘하면 거의 완치된다.

이중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한 피부암으로 전체 피부 악성 종양 중 30-40%를 차지한다. 주로 눈꺼풀, 코 쪽, 눈 구석, 귀 뒤 등과 같은 얼굴 중앙 상부에 자주 발생하며 표면에 모세혈관 확장을 보이는 작은 덩어리로 시작한다. 덩어리가 자라면서 대개 중앙부에 궤양이 생기고 둥글게 만 듯한 테두리에 둘러싸인다. 대부분 초기에는 검버섯, 점으로 오인하기 쉽고 실제로 레이저 치료를 받고 자꾸 재발돼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반면 흑색종은 멜라닌세포나 모반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으로 다른 피부암에 비해 전이를 잘하고 항암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아 생존율이 매우 낮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흑색종의 20-50%는 기존의 융기한 흑갈색의 반점에서 발생한다. 가려움증이나 통증과 같은 자각 증상이 없으며 평범한 검은 반점이나 작은 덩어리로 보여 정확한 진단을 하려면 자세한 육안 관찰과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피부암 식별법·치료법

피부암으로 의심되는 증상은 ▲원래 있던 점이 비대칭적으로 자라거나 색깔이 균일하지 않을 때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될 때 ▲출혈이나 딱지가 반복되고 진물이 흘러 잘 낫지 않을 때 ▲원래 있던 점 주변에 작은 점이 나타날 때 ▲크기가 크고 경계가 불규칙한 모양일 때 등이다.

대부분의 피부암은 수술적 제거로 완치가 가능하며 그중에서도 ‘모즈미세도식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은 피부암을 몇 단계로 나눠 깊이를 달리해 제거하면서 제거된 조직에서 암세포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으로, 기저세포암이나 편평세포암의 경우 이러한 모즈미세도식수술로 절제를 하면 재발률이 평균 1-2% 미만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모즈미세도식수술은 피부암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제거하면서도 암의 완전한 제거를 확인할 수 있는 고차원의 수술 기법으로,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술 방법으로는 피부암을 조금씩 제거 후 제거된 조직 절편에서 암세포가 있는지 여부를 현미경을 통한 확인을 거쳐 암의 잔존 부위에 따라 지도를 그리듯 종양세포가 모두 제거될 때까지 반복하는 복잡한 수술기법이다.

암세포가 남을 시 암 부위만 다시 절제하기 때문에 일상 복귀가 빠르고 재발율이 3%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능 보존 및 흉터를 최소화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가 높다.

김민성 조선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즈미세도식수술 2천례를 최근 달성했다. 사진은 김 교수가 기저세포암 환자에게 모즈미세도식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조선대학교병원 제공>

◇피부암 예방법

피부암 예방이나 조기치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60세 이후 고령에서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정도 피부과에서 피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진료를 하는 것이 좋다.

피부암 진료는 육안검사 및 피부확대경 검사(더모스코피) 등 환자가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은 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자외선 강도가 높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는 가급적 햇빛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며 지나친 음주와 흡연도 자제하는 것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피부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며 가장 위험한 악성 흑색종조차도 조기 발견 후 수술을 통한 치료로 5년 생존율이 높아진다.

몸에 있는 주근깨, 점 그리고 손·발톱에 나타나는 흑색선조가 있다면 주기적으로 크기와 모양을 관찰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정리=기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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