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월… 지난해 비상 계엄으로 촉발된 내란 사태와 대통령 탄핵까지 일련의 사건 속에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마음 속에는 ‘오월정신’이 있었다. 1980년 5월은 2025년의 우리를 이끌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일을 앞둔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는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시대정신인 ‘오월’을 알리고 있다./김애리 기자

다시 오월이다.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는 올해 오월은 의미가 남다르다. 12·3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월 정신’이 여러 차례 언급되면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오월 행사 청사진과 정신 계승, 시대적 과제 등 3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5·18민주화운동의 혼이 12·3 비상계엄을 이겨내는 가장 큰 힘이 됐다.”

지난해 12월3일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최근까지 122일간 거리와 광장에서 투쟁해 온 ‘열사’들은 혹한의 겨울에도 굴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었던 힘에 대해 이 같이 입을 모은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전부터 올해의 슬로건을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로, 주제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민주주의 대축제’로 정했다. 여기에는 올해 행사를 통해 ‘오월 정신’을 확산하며 비상계엄 사태로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자는 뜻이 담겼다. 이를 위해 행사위는 제45주년 시민 공모사업 42개를 선정했고 직접 주최·주관하는 사업·행사와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11년 만에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전날이 토요일이어서 사전 행사가 하루 종일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사전 행사 주요 프로그램 첫 순서는 오후 1시 금남로와 중앙로 거리·광장에서 펼쳐지는 시민난장으로 ▲오월 연극제 ▲민주주의 대합창 ▲시민 참여 거리부스 ▲민중미술 전시 등 부스·전시·공연이 진행된다. 가장 큰 볼거리인 민주평화 대행진 행렬은 오후 4시 북동성당, 조선대학교 정문, 전남대학교 정문, 광주역 등 서로 다른 4곳에서 일제히 출발하며 막을 올린다.

오월 행사의 꽃으로 불리는 전야제는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진다.

올해 전야제 주제는 ‘항쟁의 연원, 시대의 빛’으로, 금남로공원 사거리에서 ▲환영의 대축제-모든 이들의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승리의 오월 ▲빛의 대축제-새로운 세계의 빛 등 3부로 나눠 개최된다.

5·18기념재단도 별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5월1-28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진행되는 ‘모두의 오월’에선 열흘간의 항쟁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된다. 8일부턴 2개월 간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일대에서 ‘이팝나무 아래 흘러가는 시간’이란 이름의 전시를 통해 5·18 경험 세대와 비경험 세대가 자유롭게 소통하며 간격을 좁히는 시간을 선사한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공로자회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오월 공법 3단체도 국제사진대전, 추모제, 부활제, 민주기사의 날 등의 행사를 통해 올해 오월이 진영과 이념 간 갈등을 봉합하고 대동 세상을 여는 기점이 되길 기원한다.

오병윤 행사위 상임위원장은 “오월을 앞두고 민주주의의 상징인 광주로 향하려는 다른 지역민들의 열기가 이미 곳곳에서 느껴진다”며 “12·3 내란 사태 동안 광장에 나왔던 시민들도 이번에는 민주주의의 대축제를 함께하기 위해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 상임위원장은 “빛의 혁명을 이끌었던 이들이 빛의 도시 광주로 내려와 5·18 정신과 대동세상의 가치를 되새기길 바란다”며 “45주년 행사가 차질 없이 치러지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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