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안개로 둘러싸인 푸른 숲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 간극을 탐구한 작품세계가 펼쳐진다.

제19회 광주신세계미술제(2018) 우수상 수상작가 김용안 초대전 ‘간극의 공간Ⅱ’이 오는 13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0년 열린 작가의 박사학위 청구전 ‘간극의 공간’의 주제 의식을 심화·확장한 결과물이다.

작품 속 나무들은 청록색을 넘어 청색으로 물들고 그 위를 덮은 안개는 경계를 흐린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듯 보였던 숲은 어느새 이상향을 그린 관념산수화처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 너머에 존재하는 풍경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초현실적 풍경은 캔버스 위 유화물감으로 그려졌지만, 유화의 질감을 강조하기보다는 종이에 스며드는 수묵화처럼 표현함으로써 완성됐다. 작품 분위기를 결정짓는 안개가 몽환적으로 피어오르고, 푸른 숲은 채색되지 않은 백색 화면 너머로 이어진다.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작가의 숲은 단순히 일상을 벗어난 이상 세계가 아니라, 일상의 위협이 도사리는 세계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에 나타나는 안개의 양가성(兩價性)은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무섭고 두려운 권력의 상징이다. 현실의 삶을 한 화면 안에서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장치”라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던 안개는, 삶을 압박하는 권력이나 사회적 불안의 상징으로 변모해 다가온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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