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털복숭이 친구들’ 작품 전시 모습

우리 곁을 지키는 사랑스럽고 포근한 존재, 강아지와 고양이. 광주신세계갤러리가 오는 7월8일까지 이 따뜻한 존재들을 주제로 한 기획전 ‘나의 털복숭이 친구들 : 멍이와 냥이’를 연다. 우리와 닮은 듯 다르지만, 그렇기에 더 큰 위로와 애정을 건네는 ‘털복숭이 친구들’의 매력을 조명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8인의 작가가 참여해 일상 속 반려동물과의 경험 그리고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채로운 시선으로 풀어낸다.

전시장 속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이지희 작가의 대형 강아지 페이퍼 아트 작품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크라프트지를 활용해 만든 강아지 형상들은 밥그릇 앞에서 ‘내 거야’ 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유머러스한 장면을 연출한다.

목공예 기반의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스튜디오 앤캣(윤소라)은 첫 고양이 ‘감자’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반려동물 조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나무의 결을 살린 따뜻한 조각은 관람자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일러스트 작가 조혜연 역시 가족이 된 강아지와의 일상에서 포착한 순간을 작품에 담았다. 작은 존재가 삶에 가져온 변화와 감정을 오롯이 드러낸 회화는 보는 이에게 따스함을 전한다.

반려동물 존재의 의미를 되짚는 작업도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성유진 작가는 반려묘 ‘샴비’와 함께한 시간을 토대로 고양이를 의인화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콘테로 그려낸 부드러운 선 안에는 상처와 회복의 기억이 섬세하게 녹아 있다. 박장호 작가는 2010년대부터 강아지를 주체적인 존재로 그려왔다. 그의 화폭 속 강아지는 인간 시선에 갇히지 않은 독립적 존재로 등장하며 강인한 존재로 표현돼 있다.

봉봉오리 작가는 길 위의 동물, 인간의 삶과 맞물려 살아가는 존재들을 오일파스텔로 담아낸다. 때로는 보호받고, 때로는 터전을 잃는 현실을 따뜻한 시선의 그림으로 풀어낸다.

안지용 작가는 금속과 목조각을 활용한 작품으로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선 ‘공존’을 이야기한다. 동물과 식물, 인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관계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생명에 대한 감각을 환기시킨다.

회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만욱 작가는 ‘개(강아지)’, ‘걔(인간)’, ‘계(기계)’의 수평적 관계를 상상하며 인간-비인간 존재 간 경계를 넘는 새로운 공존을 탐구한다.

전시를 기획한 백지홍 큐레이터는 “귀엽고 친근한 이 존재들은 우리의 세계를 더욱 확장시켜 준다”며 “털복숭이 친구들에 대한 관심은 우리와 지구라는 터전을 공유하는 수많은 생명에 대한 시선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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