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순 광주문화재단 전문위원

무등산 차로 옆 보행 안전데크를 설치하여 ‘G-Road’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광주의 상징이자 국립공원인 무등산은 차량, 자전거, 보행자가 혼재돼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이에 보행안전 데크를 설치하여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관광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G-Road(Gwangju, Green, Geo Road)’라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면 무등산이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생태관광지로 우뚝 서는 전환기가 될 것이다.

무등산은 도심과 가까운 국립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20여년 전에 조성된 무돌길이 있다. 그리고 광주 원효계곡은 현재 일부 구간이 한시적으로 개방되고 있으며, 상가 철거 및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무등로와 송강로를 비롯한 도로 구간이 차량과 자전거, 보행자가 함께 사용하는 구조로 사고 위험이 높아 무엇보다도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많은 시민과 탐방객들이 무돌길 대신 위험한 도로 구간을 걷고 있어,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거기다 이 지역에는 충장사, 충효마을, 한국가사문학관 등 생태적·문화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존재한다. 하지만 보행 기반시설이 없어 안전성과 접근성이 떨어진 상태다. 광주호 데크길, 화순 수만리 데크길을 보더라도 방문객들이 주변의 풍광을 즐기며 편하게 걷는 것을 볼 수 있다. 무등산 차로에 안전 보행데크를 만들면 지역의 생태와 문화를 살리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곳이 널리 알려져 수많은 워킹족이 찾는다면 관광콘텐츠로 자리잡는 동시에 광주와 무등산의 명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무등산 G-로드는 모두 3단계로 나눠 보행데크가 설치되었으면 한다. 1단계는 무등로(원효사 입구-충장사, 3.3㎞) 구간이다. 이 길은 비교적 경사가 완만하고 숲 경관이 뛰어나 데크 설치가 용이하다. 2단계 송강로(충장사-충효동 분청사기전시관-금곡마을-충효마을-가사문학관, 4.9㎞) 구간은 분청사기와 가사문학이라는 문화 콘텐츠와 연계해 문화관광형 보행로로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3단계는 무등로(충장사-충민사-제4수원지 청풍쉼터, 2.8㎞) 구간이다. 휴식형 보행길로 조성해 생태와 명상 공간으로 특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기대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광주의 자연, 역사, 생태, 문화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는 광주형 생태관광 자원을 창출할 수 있다. 원효사에서 출발해 충장사, 충효마을, 한국가사문학관 등을 잇는 경로를 걷는다면 광주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이곳을 오래도록 품고 또 찾게 됨으로써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이다. 둘째,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며, 광주를 ‘걷는 도시’, ‘사색하는 도시’, ‘안전한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다. 셋째, 데크는 자연 생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보존과 체험을 가능케 하는 지속가능한 인프라로, 환경 보전과 관광 개발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 넷째, 걷기 관광은 체류 시간을 늘려 지역 상권과 마을 경제를 활성화하며, 충효마을 일대를 중심으로 한 문화생태 네트워크를 조성해 지역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무등산 G-로드는 단순히 인프라 설치에 그치지 않는다. 광주의 미래를 설계하는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무등산의 생태·문화 자산을 체험할 수 있는 관광 기반의 마련이다. 그 결과, 광주만의 정체성을 세우는 동시에 적잖은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해서, 무등산 차로에 안전 보행데크 설치를 더 이상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민이 즐겨 찾으며 외국인이 한번 오면 잊지 못할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그에 대한 논의를 이제 시작하면 좋겠다. 확실하고 명료한 우리만의 관광자원을 확보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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