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2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전체 권리당원의 30%가 몰려있는 호남권의 표심이 경선의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22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차기 당 대표 선거는 정청래 의원(4선·서울 마포을)과 박찬대 의원(3선·인천 연수구갑)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이재명 당 대표 시절 지도부로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윤석열 정권에 맞선 투쟁을 이끈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통한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15일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했다. 그동안 출마 여부를 고심했던 박찬대 의원은 23일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965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똑같이 ‘친명’ 인사란 점에서 ‘같은 듯 다른 삶’을 살아온 것으로 평가된다.

충남 출신의 정 의원은 건국대를 졸업했다. 전대협 출신인 그는 1989년 주한 미국 대사관저 점거농성 사건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병역도 수형으로 면제받았다.

인천 출신의 박 의원은 인하대를 졸업했다. 한국과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그는 삼일회계법인, 금융감독원 등 20년 가까이 회계 관련 업무를 법인에서 근무했다. 병역은 병장 만기 전역이다.

정 의원이 ‘투사형’ 정치인이라면, 박 의원은 ‘엘리트형’ 정치인이란 느낌이 강하다.

두 의원을 대상으로 광주·전남의 지지세를 나눠볼 때 전남은 정 의원이, 광주는 박 의원의 앞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 의원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골목골목선대위’ 호남본부장을 맡아 일찌감치 호남을 누볐다. 그의 부인이 강진 출신이란 점, 그와 부인이 똑같이 10남매 중 막내란 점도 당원들 사이에서 화제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열린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대선 해단식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당 대표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미 원내대표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을 중심으로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대표 선거와 관련, ‘엄정 중립’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박 의원을 포함한 직전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격려 만찬을 하는 자리를 마련하려 했으나, 자칫 당 대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평소 선명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앞장섰고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단장을 맡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이 대통령이 당 대표를 사퇴한 후에는 직무대행을 겸임하며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정권 초반인 만큼 정청래·박찬대 중 ‘누가 더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가’ 또는 ‘누가 더 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잘 방어해 줄 수 있는가’ 여부에 따라 호남의 표심이 갈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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