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출범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정치적 이해관계 등으로 얽혀 광주·전남 특별지방자치단체(특별광역연합)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역점 추진하는 균형발전 전략인 ‘5극3특’의 선도 모델로 기대를 모았다. 1호 공동사무로 설정한 광주-나주 광역철도 건설 역시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재명 정부 기조에 부응해 SOC 확충, 전략산업 육성 등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속도를 내왔으나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지난 8월 말 설립을 공식화 한 이후 다음달 기획단을 구성했다. 곧바로 10월에는 규약(안)을 행정예고하는 등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도의회가 심사를 거부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도 상정하지 않았고 전남도가 편성한 분담금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이대로 연말을 넘기면 민선 9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사코 반대하는 도의회는 광역연합의 필요성 논란, 졸속 추진에 따른 부작용, 개발 수혜 도시권 편중 우려 등을 꼽고 있다. 사전에 충분히 공감대를 확장하는 등 시·도의 준비가 부족했는지도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마지막까지 설득에 나서야 한다. 도가 도의회와 지속 논의하겠다는 입장으로 여지를 둔 만큼 대타협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특별광역연합은 호남의 새로운 기회와 성장을 견인할 동력이다. 실패할 경우 책임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광주시와 시의회는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지방시대위도 규약안 의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적극적이다. 도의회는 절차 지연에 따른 명분, 실익을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 행정력의 심각한 낭비는 물론이고 정부의 재정 사업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무조건 손사래 칠 일은 아니다.

시도민의 염원도 컸다. 균형발전에 대해 정부의 의지가 강력하다. 타 지역에서 초광역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다소 뒤늦게 특별광역연합이 추진됐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맞지만 시대적 흐름을 외면해선 안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말로 극적인 반전 카드가 없는 것일까. 안타까운 시간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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