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각종 재화나 용역 계약을 미끼로 물품 대리 구매를 추가로 요구해 돈을 가로채는 노쇼 사기 범행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9월까지만 해도 전국적으로 4천506건이 발생했고 그 피해액만 737억원에 달한다. 피해 자영업자들 또한 음식점, 숙박업, 골재업, 토목공사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다.

문제는 범죄자들이 대부분 군청이나 교도소 등 관공서 직원을 사칭하고 있어 피해자들이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점이다. 피해 금액이 고액이라 경제적 손실이 클 뿐만 아니라, 사기를 당했다는 자괴감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심각하다.

성실히 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교활한 범죄자들의 수법에 넘어가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는 모습이 안타깝다. 더 큰 문제는 범죄 조직들이 주로 해외에 거점을 두고 있어 검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 같은 각종 피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시·도경찰청 수사 부서에서 직접 수사하도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누리집을 통해 범죄자가 이용한 전화번호를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관공서는 절대 민간에 구매대행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이런 사기 피해는 예방할 수 있다. 최소한 유사한 내용의 전화가 걸려오면 우선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거나, 경찰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지름길이다.

피싱 범죄는 한번 당하고 나면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 예방만이 내 재산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임을 명심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상담받길 바란다.

<김병석·장흥경찰서 수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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