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XIST作 ‘Urban Transforming System’

섬광作 ‘Threshold of Light’

소광단作 ‘무등 굿 1.0’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이 ‘랩’(lab)으로서의 역할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결과물을 관객 앞에 내놓았다.

‘2025 디지털아트 컬처랩’ 쇼케이스가 오는 21일까지 G.MAP 제2·3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 키워드는 ‘빛의 궤도’다. 여기서 빛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 기억과 감정, 기술과 환경이 교차하는 감각의 흐름으로 제시된다.

작품들은 광주의 자연과 5·18의 역사, 혹은 도시를 둘러싼 감각의 층위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준다.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 작가 아리프 부디만(Arief Budiman)의 ‘The Birth of Togetherness’ 작품이 관객들을 맞는다. 5·18과 관련된 비극이 서려있는 장소에서 사운드를 채집해 기억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특정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기억이 공동체의 기억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마주하게 된다.

섬광 팀은 ‘물’과 ‘빛’을 결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장 중앙에는 수조가 놓여 있고, 관객은 수중 마이크를 직접 들어 올려 물속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어볼 수 있다. 물속에서 울리는 미세한 소리와 진동은 스피커와 조명, 영상으로 확장되며 공간 전체를 채운다. 관객이 작품 가까이 다가갈수록 소리와 빛의 반응도 달라져, ‘듣는 행위’와 ‘보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소광단의 ’무등 굿 1.0’은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 작품 중 하나다. 관객이 입구에서 자신의 불안과 바람을 입력하면, 그 신호가 전송돼 안쪽에서 ‘개인에게 맞춤화된 굿’이 진행되는 구조다. 당산나무를 대신해 기계팔이 자리해 있고, 참여자의 반응에 따라 굿의 시나리오가 달라지는 방식으로 근미래적 무당의 형태를 보여준다.

전통의 장소성을 디지털로 번역한 시도도 눈에 띈다. A.C.E의 ‘풍영정- 시대를 읊으며 바람을 품다’는 풍영정을 실감형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했다. 족자 형식의 이미지 위로 물고기들이 지나가는 장면을 통해 정자와 자연의 미감을 펼쳐 보인다.

헥스넛(Hex Nut)의 작업 ‘파편의 숲’을 경험하기 위해선 관객이 사운드 설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공중에 배치된 8채널 스피커 사이를 지나며 광주와 고흥, 강화도 등에서 채집한 소리들이 교차하는 흐름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밖에도 관람객의 움직임과 터치가 실시간 시청각 변화로 이어지는 팀 엑시스트(TEAM XIST)의 작업, 광주에서 실제 운행중인 518 버스의 실시간 데이터와 연결해 감각적인 추모 시스템을 구현한 Odd Ordo의 작품 등 10팀의 프로젝트랩 결과물이 전시 전반을 이룬다.

김허경 G.MAP 센터장은 “프로젝트팀 결과물들은 ACC와 송정역, 광주시청 미디어아트 폭포, G.MAP 영상벽 등에서도 시민들이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선보일 예정”이라며 “지역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창작 생태계를 만들고, 해외 교류를 강화해 광주가 세계 디지털예술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글·사진=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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