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자식과 간 여행지에서 함께 죽으려다 홀로 살아남아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모(4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이 감형·선처와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라며 원심 유지를 촉구했다.

광주고법 형사2부(이의영 고법판사)는 16일 살인과 자살방조 혐의를 받는 지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지씨는 지난 6월1일 오전 1시12분께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차를 몰아 두 아들을 죽게 하고 부인을 숨지게 내버려 둔 혐의를 받는다.

생활고를 이유로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여 이번 범행을 저지른 지씨는 바다에 빠진 후 홀로 창문 밖으로 탈출해 목숨을 부지했다.

이후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 광주로 도망쳐 온 지씨는 범행 약 44시간 만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찰이나 소방 당국에 단 한 번도 구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을 그대로 선고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지씨의 양형부당 주장으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사형을 선고받아도 마땅한 사건인데, 이미 무기징역으로 선처를 받았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최후 진술에서 지씨는 “정말 죄송하다.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해 1월13일 지씨에 대해 선고할 계획이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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