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시공의 불안전성과 제도의 허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영민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회장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구조 시스템의 특성과 관리 부실이 맞물려 일어난 참사”라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48ｍ 장스팬(Long Span) 트러스와 함께 콘크리트 충전 강관(Concrete Filled Tube·CFT) 내부 용접 결함을 짚었다. 그는 또 고난도 특수 구조물은 건축법상 구조기술사의 현장 검측 등을 거쳐야 하지만 공공발주라는 이유로 건설기술진흥법이 우선 적용되면서 역할이 설계 단계에만 국한된 현실을 지적했다. 김의용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단 위원은 해외에서는 기술사가 실제 시공을 가정한 엔지니어링 도면까지 전면 검토한다고 상기시켰다.

광주 서구 치평동 대표도서관 신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던 구조물이 붕괴돼 근로자 4명이 숨졌다. 국토교통부는 구조·건축구조 분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설계·시공·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별도 전담팀을 구성한 경찰과 노동 당국은 공사 현장 관계자들을 피의자로 형사 입건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한창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돌출됐다. 특히 특수 공법을 채택했음에도 공공발주라는 이유에서 비용 절감과 공기 단축 등으로 안일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느슨한 검사 체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 참석자들도 특수 구조물을 적용한 공공공사에 대해 기술사의 현장 검측 참여를 확대하고, 용접 품질 검증과 가설 하중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광주대표서관 붕괴 역시 막을 수 있었다. 시공 과정에서 충분한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사전에 위험 요소를 차단하지 못했다. 총체적 부실로 말미암은 ‘인재(人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모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제도적 사각지대는 개선돼야 한다. 정확한 진상 규명과 그에 걸맞는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