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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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데…
김대종 전무이사

  • 입력날짜 : 2013. 02.12. 00:00
사흘간의 짧은 설 연휴가 끝났다.

정치권은 무엇보다 이번 설 민심파악에 역점을 뒀을 법하다. ‘박근혜 정부’도 최근 총리후보자를 재지명한데 이어 새 정부 장관 인선작업 등에 바쁜 하루를 보냈을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마지막 날, 17개 부처 장관들의 하마평까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바야흐로 국회 ‘청문회 정국’이 임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박 당선인의 인선작업은 ‘안개 속’ 그 자체였다. 지나친 ‘철통보안’과 ‘깜깜이 인사’였다는 지적이 많다. 얼마 전 총리 첫 지명자가 사퇴했을 때 일이다. 박 당선인과 인수위 측에선 오히려 미국식 청문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측이 잘못 인식했거나 잘못 전달된 게 틀림없다.

실제 미국의 인사 청문회는 우리보다 훨씬 철저하다. 까다롭기로 평판이 나있다. 우선 후보자가 되기 위해선 연방수사국(FBI)과 관련기관의 검증을 거쳐야 후보자로 갈 수가 있다. 우리와 달리 후보자는 사전 심층면접과 재산·과거 경력 등 200여개 항목에 대해 상세히 답변해야 한다. 심지어 이런 과정도 거친다고 한다. FBI 수사관이 7년 전 살던 동네까지 찾아가 이웃들을 상대로 평판조사까지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청문회 대상은 고위공직자 대부분으로 행정부의 장·차관 등 462명, 대법관 등 60여 명이 이에 해당된다. 미국은 1789년 청문회 도입 이래 대통령이 지명한 행정부 관료 가운데 불과 12명만이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도 이러한 검증 시스템이 언제나 이루어질지 미국이 부러울 뿐이다.

우리 역사에도 인사와 관련한 일화들이 많다. 60·70년대에 있었던 실화다. 삼성그룹 얘긴데 신입사원이 면접장에 들어가면 고 이병철 회장 옆에는 항상 늘그막 한 영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다. 그는 다름 아닌 관상쟁이였다니, 왜 그랬는지 알만 하다. 그만큼 사람쓰기를 중시했다는 얘기 아닌가.

정부 인사와 관련한 일화도 많다. 그중 자유당 시절 야당 대표였던 조병옥 박사의 발언이 자주 쓰인다. 당시 이승만 정권이 장기 집권에 들어서면서 조각이 정실인사로 채워지자, 조 박사는 △지당(至當)장관(무엇이든 ‘지당 하십니다’라고 말하는 장관) △여신(如神)장관(대통령을 신으로 모시는 장관) △낙루(落淚)장관(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든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장관) 등으로 채워졌다고 갈파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시대가 바뀌었지만 그의 말이 지금도 유효한 지 되돌아 볼 일이다.

조선왕조 시절인 세종대왕의 용인술도 최고로 친다. 유독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던 세종의 인사 스타일인지라 자주 회자된다. 세종의 첫 번째 용인술은 ‘마음이 착한지’를 제일 먼저 보았다고 한다. 이는 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처음엔 굼뜨고 실수가 있지만, 갈수록 더 조심해 책무를 완성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유능 하지만 착하지 않으면 처음에는 능숙할지 몰라도 나중에는 개인적인 일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열정’이었다. 추진력과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느냐를 판단했다고 한다. 다만, 한번 뽑은 인재는 계속해서 썼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기왕에 주나라 강태공이 벼슬에 나가 활용했다는 인재 등용법인 팔징지법(八徵之法)도 한번 살펴보자. 첫째 탁월한 능력, 둘째 위기관리 능력, 셋째 성실성, 넷째 도덕성, 다섯째 청렴성, 여섯째 정조, 일곱째 용기, 여덟째 술 취했을 때의 태도를 봤다는 것인데, 고개가 끄덕여 진다.

곧 새 정부가 출범한다. 이번 주부터 국민의 시선은 온통 ‘박근혜 정부’의 인사 발표에 쏠리게 돼 있다. 사례하나. 그간 총리로 쓰기위해 30여 명의 예비 후보자들의 자질을 샅샅이 들여다보니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이름이 알려진 명망가 일수록 청문회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드물었고, 그중 어렵사리 적임자로 낙점한 사람은 극구 손사래를 쳤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암튼 어느 정부이든 최 상위 공직자가 되려면 적어도 도덕성 만큼은 제대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공직이 높으면 높을수록 도덕성 또한 높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위치다. 개인이든 회사든 국가든 ‘사람을 어떻게 잘 쓰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는 시대다. ‘탕평책’을 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조각도 그래서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연 새 정부의 첫인사 점수는 몇 점이나 될지가 궁금하다. /bigbellkim@hanmail.net


/bigbell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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