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24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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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남인도 고대 항구 ‘코친’
해상실크로드 따라 전해진 ‘차이나 피싱-넷’ <중국식 고기잡이 그물>

  • 입력날짜 : 2017. 06.27. 19:18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단장 유대인 거리, 현재는 골동품과 향료를 파는 거리로 변해 있다. 노란색의 포르투갈식 건물들이 오래된 거리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영숙 作 남인도 항구도시 코친에서 행해지고 있는 중국식 어망(차이니스 피싱-넷)
아…코친! 머물렀던 시간이 평화로운 기억으로 남는다. 어슬렁거리며 ‘차이나 피싱-넷’ 근처를 거닐다가 함께 밧줄당기기도 하고, 이것저것 사 먹고 다닌 기억이 가끔 추억으로 떠오른다. 겨울이지만 연중 따뜻한 코친! 춥지 않는 크리스마스가 새로웠다. 또 다른 느낌을 줬던 여행지였다. 정말 흥미로운 곳이었다. 포트 코친! 해상실크로드 선착장이 있었던 옛 시가지다. 수많은 탐험가와 상인이 향신료를 찾아 이곳에 왔다. 그리고 다양한 문물들이 교류됐다. 옛 이름은 ‘케랄라’라고 하며, 기원전에는 ‘무질리스 항’이라 했다. 아직도 서양인 저택과 상가들이 그 때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인도에서 최초로 교회가 생긴 곳이고, 항해가 바스코 다 가마의 묘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석양 무렵엔 차이나 피싱-넷(중국식 고기잡이 그물)이 아득한 풍경을 이루는 곳이다.


▶ 향신료 교역 거점

아침부터 사람들의 해맑은 미소와 순박한 마음을 보는 것이 기분 좋은 시간이다. “나 마 스 테~.” 그렇고 보면, 환경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도의 번잡함을 벗어나 조용하고 호젓한 느낌으로 쉼(休)을 얻고자 할 때는 남인도 여행을 권한다는 말이 새삼 느껴진다. 자연의 영향을 받아 그런지 사람들이 순박하고 조용하다.

코친(Cochin)! 호수가의 코코넛 트리들이 정겹다. 코코넛 열매의 진한 향이 느껴진다.

남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항구를 반영하듯 시가지가 고풍스럽다.

기원전부터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이고, 이집트와 아랍, 멀리 로마까지도 교역이 이뤄졌던 곳임을 알 수 있었다. 유럽풍의 분위기가 나는 시가지, 성당도 많이 보인다. 인도가 아니라 동남아와 중국과 유럽을 살짝 버무려 놓은 것 같다. 맞닥뜨리는 대부분의 것들이 이국적이다.

자연도 아름답다. 천혜의 미항이다. 아라비아 해의 아름다운 자연이 고풍스런 서양 건축물과 조화를 이룬다.

독특한 풍광의 도시다.

이 곳은 1502년 ‘바스코 다 가마’에 의해 포르투갈의 상업거점이 됐다. 가마는 1497년부터이곳을 세 차례나 방문한 자다. 성곽(요새)를 구축하고, 포르투갈에 이어 네덜란드, 영국이 차례로 이곳을 식민지의 거점으로 삼았다.


▶독특한 풍경 ‘중국식 어망’

그림으로만 본 중국식 어망(차이니스 피싱-넷)! 옛 선착장에 늘어 서있는 모습이 색다른 풍경이다.

낯선 풍경에 눈을 떼기 힘들었다. 중국 광동(廣東)에서 행해지던 것이 해양실크로드를 따라서 전해졌다고 한다. 재래식 고기잡이 그물이다.

정확히 1400년대 원나라 시대에 ‘정화의 원정대’에 의해서 전해져 왔다고 한다. 정화는 1406년부터 1433년까지 이곳을 7차례나 방문했던 인물이다.

지금은 항구의 상징이 돼 있고, 도시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자리매김 돼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집채보다 컸다. 마치 4개의 손가락으로 그물을 움켜쥔 듯한 모양이다. 20m가 넘을 법한 기다란 나무 5개에 그물을 엮어 펼치고, 커다란 나무로 지지대가 만들어져 있다.

이런 그물이 해안가를 따라 20여개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작업은 아주 단순했다.

거대한 그물망을 설치하고 물속에 내려 뒀다가 얼마 후 밧줄을 당기면 그물이 올라오고 그 속에 갇힌 고기를 수거하는 방법이었다. 기중기 형태로 그물을 내렸다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구릿빛 근육의 장정들이 노래에 맞춰 그물을 들어 올리는 흉내 내는 것을 잠시 보았다. 검은 근육의 장정들이 줄을 당겨 고기를 낚았다.

구성진 노래를 부르며 들어 올릴 때도 있다. 뱃사람 중 한명이 날렵하게 어망 끝으로 기어오른다. 어망에 펄떡거리는 몇 마리의 생선을 주어 담고, 어망은 다시 물속으로 내려놓는다. 어망의 이런 반복은 해질녘까지 계속된다.

우리 일행도 체험에 나섰다. 함께 어획 작업을 해 보고, 팁을 주니 좋아 했다.

지금은 고기잡이 보다 팁 수익이 더 좋은 듯 했다. 전에는 고기를 그렇게 잡았다는데….

요즘은 고기도 없고 수익도 별로라, 관광객을 위해 어망 던지는 시범만 보여 주고 약간의 돈을 받았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지금은 조업용이라기보다는 관광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의 명물인 어망은 해질 무렵이면 더욱 아득한 풍경을 만든다. 피싱-넷 풍경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이색적인 풍경이 전 세계 사진작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고풍스런 옛 시가지 풍경

노을에 물든 어망과 나무틀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는 어부들 옆으로, 즉석 어시장이 들어서 있다. 사람들로 붐볐다. 삶의 현장을 엿볼 수도 있어 좋았다. 일찍 가면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는데…. 처음 보는 물고기가 눈길을 끌었다.

가재 새우의 색이 너무 예쁘다. 생선을 사가면 근처 식당에서 요리해 준다고 한다. 그러나 비린내와 주변의 쓰레기 냄새로 오래 머물기는 힘들었다. 사진을 대충 찍고 발걸음을 옮겼다.

포구에서 남쪽으로 트니, 옛 시가지가 나온다. 인도이면서도 인도가 아닌 도시다. 오래된 도시답게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물로 옛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좁은 골목에는 노란색 칠을 한 오래된 포르투갈 풍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서울 인사동을 연상케 했다.

사람들은 친절했다.

동양인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유럽인들이다. 거리를 돌아다니니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더 그랬다. 누군가에게 소소한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꺼이 응해 줬다. 작지만 특별한 기억이 될 것이다.

인도 여인네들의 ‘사리’의 컬러감이 그녀들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마치 낡은 유럽의 작은 마을을 온 듯하다. 인도의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분위기다.

향신료 거리에 들어서자, 벌써 매캐한 향신료 냄새가 코를 찌른다. 향신료를 매매하는 시장이자 가공공장이었다.

생강·후추·육두구·고추 등 다양한 향신료들이 만들어지고 판매되고 있었다. 식당과 카페들이 늘어서 있다.

유럽식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있는가 하면, 노천식당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고 하나, 화려한 색상과 함께 노릇노릇한 향료가 들어간 음식 냄새는 몹시 역겨웠다. 일행 중 한 분은 오히려 군침을 돌게 한다고 좋아라고 한다.

한 때, 세계 후추의 ¼이 이곳에서 거래될 만큼 후추의 생산지와 집산지로 특히 유명했다.

2천년 이상 지속돼 온 후추 교역에 유대인계 상인들이 한몫을 했다. 전 세계 많은 사람이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왔고, 치열한 무역경쟁도 벌였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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