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0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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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게미 맛집 찾아 별미 여행 떠나요] (3) 성내식당
특수 한우 결 따라 스며든 된장 ‘구수하고 시원한 맛’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빚은 된장이 생고기를 맛나게 미(味)

  • 입력날짜 : 2018. 03.28. 18:54
성내식당의 인기메뉴는 부챗살과 찰떡궁합인 된장육수가 어우러진 ‘샤부샤부’다. 된장은 강지미 사장의 시어머니인 나오주씨가 나주 금성 나씨 종가집에서 내려오는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 보낸다.
# 명성 있는 남도 한우로 소문난 맛집

함평 한우, 영암 한우, 담양 한우 등은 남도에서 손꼽히는 한우다. 예로부터 곡창지대로 불린 남도는 드넓은 평야를 품어 풍성한 산물을 먹고 자란 한우 맛이 일품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명성 있는 남도의 한우로 품격 높은 맛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 친정어머니 최경애씨와 함께 삼녀 강지미 사장이 2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광주 남구 백운동의 ‘성내식당’이다. 식당이 골목 깊숙한 주택가에 자리해 초행길에는 좀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소위 ‘목’ 좋은 식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인기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 최고급 특수 한우만 고집

먼저 소고기 부위부터 특별하다. 이 집에서는 ‘부챗살’과 ‘함박살’, ‘아롱사태’만을 고집한다. 부챗살은 소의 어깨 부위에서 딱 2쪽 나오고 함박살(허벅지의 살)은 소 엉덩이의 윗부분, 아롱사태는 소 앞다리이다. 이곳은 나주 도축장에서 당일 도축한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생고기만 공수 받고 있다. 많은 양이 나오지 않아 비싸고 한 점이 귀한 부위를 쓰게 된 배경은 친정어머니 최경애씨가 해남에서 식당을 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경애씨는 38세 때 고향 해남에서 4남매를 가르치기 위해 조그마한 식당을 차려 소고기를 팔았다. 그 전에 고깃 집에서 한우를 다루는 일을 해봤기 때문에 외식업에 뛰어든 것이다.

힘든 시절, 그녀는 남의 식당에서 무보수로 일해주면서 오로지 ‘좋은 고기’를 가져와 손님들을 대접했다. 그 ‘좋은 고기’란 바로 소고기의 다양한 부위 중에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맛있다고 하는 함박살, 부챗살, 앞다리 아롱사태다.

해남읍내에서 ‘좋은 고기’로 소문나 손님들의 인심을 샀고 30년 동안 ‘잘 되는’ 가게가 됐다. 지난 2014년 최경애씨는 고된 식당 일을 그만두고 편히 쉬기 위해 딸네들이 사는 광주로 옮겼지만 전업주부였던 셋째 딸이 솜씨 좋은 친정어머니의 손을 놀리기가 아까워 설득 끝에, 2015년 지금의 자리에 식당을 마련했다. 강지미 사장은 해남에서 어머니가 하셨던 방식을 그대로 따르며 명맥을 잇고 있다.

글=황인숙 광주시 복지건강국장
# 소고기 궁합으로 차별화된 된장육수

이 집의 인기메뉴는 부챗살로 먹는 ‘샤부샤부’. 선홍빛에 흰 마블링이 켜켜이 들어있는 부챗살은 마치 화려한 꽃과 같다. 이것의 찰떡궁합은 된장육수. 최경애씨가 해남에서 식당을 할 적에 생고기를 그냥 먹기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착안했던 것이 ‘된장’이다. 지금 사용하는 된장은 강지미 사장의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합작품이다. 시어머니가 메주를 띄워서 보내주면 친정어머니는 그 메주로 된장을 만든다.

시어머니 나오주씨는 나주 금성 나씨 종가집 며느리였던 친정어머니로부터 전통 장류를 담그는 법을 보고 자라 그 방식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직접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지은 노란 콩을 가지고 가마솥에 푹 삶아 곱게 갈고 메주 모양을 빚는다. 사람 몸에 좋은 미생물이 생겨 발효가 될 수 있도록 황토방에는 지푸라기를 깔고 그 위에 메주를 놓는다.

따뜻한 방에서 메주가 잘 띄워지도록 20일 동안 불을 지펴야 하고 메주를 수시로 뒤집어 줘야 한다. 이어서 메주는 속까지 마르기 위해 망에 넣어 비닐하우스 안에 매달아 놓고 자연 발효시킨다.

이 과정에서 하얀 곰팡이와 푸른 곰팡이가 피는 메주가 제대로 된 것이다. 검은 곰팡이가 피는 메주는 실패작이다. 두 달 가까이 정성스런 손길로 자연 숙성을 기다려야 잘 띄운 메주가 된다. 이 방식은 지금까지 강지미 사장의 시어머니가 50년 넘게 해 온 비법이다.

최경애씨는 음력 정월이면 사돈이 만들어준 메주로 장을 담근다. 3년간 간수를 뺀 신안 천일염은 물에 풀고, 여기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메주를 넣는다. 고추와 숯은 잡균을 제거하고, 대추는 고운 색깔을 내고, 볶은 깨는 고소한 맛이 나도록 장에 띄운다. 전통 옹기에 담은 장은 한 달간 숙성시킨 후 메주는 분리한다. 그 메주를 으깨어 천일염을 적당히 넣어 다독다독 눌러 숙성시키면 된장이 완성된다. 이렇게 오랜 시간과 땀방울로 빚은 된장이 육수 맛을 좌우하는 결정체이다. 양파껍질, 양파, 멸치, 다시마, 파뿌리로 우려낸 육수에 된장을 풀고, 강지미 사장의 시어머니가 직접 캐서 준 냉이, 배추, 청경채, 버섯을 올리면 이게 바로 ‘된장육수’다.

성내식당은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해 초행길에는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맛’ 하나로 승부, 발품팔기를 마다 하지 않는 손님들로 항상 만원이다.
# 맛있게 먹는 방법

된장육수가 팔팔 끓을 때 살짝 익힌 도톰한 부챗살에, 야채를 올리고, 김 장아찌를 올리고, ‘파장’(파간장)이나 ‘양념된 부추’를 올려 입으로 직행~.

구수한 된장이 야들야들한 부챗살을 휘감아 돌 때 감칠맛을 더하는 김장아찌와 ‘파장’은 먹는 이의 구미를 확~ 당긴다. 샤부샤부의 뒷맛을 개운하게 해주는 ‘김장아찌’와 ‘파장’도 이 집만의 특색이다. 남도 토속음식인 ‘김장아찌’와 ‘파장’은 최경애씨의 할머니가 해주셨던 추억의 맛이다. 해남에서 나는 좋은 김을 엄선해 그녀의 비법으로 담은 장아찌, 전통 집장과 쪽파가 만난 ‘파장’은 식욕을 북돋워준다.

여기에다 얼음 동동 띄운 담백하고 시원한 ‘김냉국’으로 마무리하면 온몸이 기억할 정도로 인상적인 맛이다. 이것이 된장육수와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이 집만의 방식이다.

# 고추장·함박살 절묘한 궁합

소고기 ‘부챗살’의 궁합이 된장이라면 ‘함박살’의 궁합은 고추장이다. 고추장도 강지미 사장의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콜라보레이션. 고추장 맛의 기본인 메줏가루는 시어머니의 담당이다.

직접 농사지은 찹쌀을 3일 동안 물에 담그고 고슬고슬 찐 고두밥과 삶은 노랑 콩을 곱게 찧은 후, 겉과 속이 잘 마르도록 구멍을 뚫어 떡 모양으로 만든다. 이후, 황토방에 볏짚을 깔고 불을 지펴 따뜻한 온도에서 보름 정도 띄워야 제대로 발효되는 것이다. 이를 곱게 갈아서 만든 것이 메줏가루다. 나주에서 사돈이 메줏가루와 찹쌀, 멥쌀, 엿기름을 보내주면 최경애씨는 찹쌀과 멥쌀, 엿기름으로 식혜를 만들어 3시간 끓인 다음, 메줏가루, 고춧가루, 소금을 넣어 고추장을 담는다.

이 고추장에 다진 마늘, 참기름, 깨를 넣은 일명 ‘고추장기름장’에 산뜻한 붉은 색이 감도는 ‘함박살’을 찍어 먹으면 혀가 춤춘다. 육질의 차진 맛과 부드러움이 ‘고추장기름장’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녹을 만큼 맛있기 때문이다. 고추장과 갖은 양념으로 맛낸 ‘함박살 육회’도 탄성이 절로 나는 맛이다.

# 된장육수의 반전 매력이 주는 감동

대부분 손님들이 ‘생고기’가 맛있는 집으로 알고 있지만 생고기를 게미지게 하는 이 집의 된장육수에 반전의 매력이 있다. 생고기와 된장육수에는 품이 넓은 남도의 들과 바다 맛이 배어있다. 생고기와 전통장류로 멋과 맛을 부릴 줄 아는 강지미 사장의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두 분이 빚어낸 은은한 맛의 깊이가 먹는 이들의 입맛을 감동시킨다.

이곳에서 손님들이 한 끼 식사를 한 후, 딱 한 마디 “맛있다”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정성을 쏟는 것이 최경애씨의 변함없는 마음이다. 딸 강지미 사장은 친정어머니의 마음을 오롯이 지켜가기 위해 노력한다. 손끝이 야무진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정성이 보태져 손님들이 느끼는 맛의 체감지수는 계속 두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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