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7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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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채 박사의 신 해양실크로드] 벵골인들의 중심도시 ‘다카’(1)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워지는 따뜻한 나라 ‘방글라데시’

  • 입력날짜 : 2018. 04.03. 18:59
다카 교통의 젖줄 ‘부리간가 강변’의 풍경.
‘신비의 나라’ 방글라데시! 여행 전 많은 분들의 만류를 받았다. 여행정보도 거의 없었다. 다만 일부 사진작가들을 중심으로 다녀와 소식을 전할 뿐이었다. ‘황금의 도시’라는 옛 영광을 누렸던 해상실크로드 항구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머무른 며칠 만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지금껏 여행한 나라 중 가장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였다. 못 살지만 사람들이 해맑은 사람들이 그리워져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에 반해 머무른 12일이 훌쩍 가 버렸다. 연민이 느껴질 정도로 낡은 버스!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시내!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그리웠다.

문병채 (주) 국토정보기술단 단장
▶몽둥이로 교통질서 잡는 경찰

도로에 별의 별 교통수단이 다 다닌다. 낡은 버스, 승용차, 릭샤, 자전거, 수레, 우마차, 뚝뚝이(CNG), 수입된 최고급 승용차와 50년도 더 된, 낡고 찌그러진 온갖 자동차들이 부대끼며 다닌다.

야밤에도 사람과 동물과 차량이 뒤얽혀 다닌다. 그 중에서도 많은 것이 ‘릭샤와 ’사람‘이다. 릭샤는 일종의 ‘자전거 인력거’다. 매연과 흙먼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어리둥절하다. 시가지가 무법천지다. 극히 혼란스럽다. 세계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도시란 것이 실감난다.

도로가 온갖 교통수단으로 펄펄 끓고 있다. 엄청나다…, 혼란하다. 도로에 펼쳐지는 모습이 나를 압도시킨다. 질서 없는 질서 속에 지독하게 울려 대는 경적소리가 귀를 찌른다. 아슬아슬한 운행, 뜨거운 공기, 검은 매연, 삶의 고독과 불안이 넘실거린다.

시장(바지르)를 가기 위해 릭샤를 탔다. 어설프고 안스러워 보였는지 한 청년이 다가와 릭샤 잡는걸 도와준다. 운전사가 영어를 못해 요금 흥정이 어려웠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는데…. 알아서 흥정해주고, 많이 부르니 알아서 보내고, 다음 릭샤를 또 알아서 잡아준다.

참 친절한 사람들이다. 릭샤를 타 보니 또 다른 묘미가 있다. 골목골목 다니며 릭샤 만큼 쉽고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어디를 가나 교통지옥이다. 그 지옥에도 파수꾼은 있었다. 사거리 등 대혼잡 구간엔 교통경찰들이 있다.

다카의 구시가지인 ‘힌두거리’를 배경으로 선 필자.
경찰의 손엔 막대가 들려있다. 막대라기보다는 몽둥이다. 방해가 되는 차량은 몽둥이로 차를 꽝꽝 치며 빨리 빼라고 소리친다. “그러니 성한 차가 있을리 없지….” 혼자 생각했다. 버스들에 저렇게 스크래치가 난 건 접촉사고 때문이 아니라 지휘봉에 맞아서였다. 지구상에 이런 곳도 존재하구나! 참 얼처구니가 없다.

▶다카 최고 번잡지 ‘힌두거리’

샨카리 바자! 일명 ‘힌두거리’다.

다카는 두 개 구역으로 나뉜다. 영국 식민지 이전의 구시가지(올드-다카)와 식민시대 이후의 신시가지(뉴-다카)다. 구 시가지는 세계 교통지옥의 상징이다.

무굴 제국시대 혹은 그 이전에 축조된 모스크와 힌두사원 등이 남아 있다. 좁은 골목길이 복잡하게 얽힌 초 인구조밀구역이다. 차는 거의 통행이 불가하고, CNG나 릭샤를 이용해야 한다. 원하는 시간에 미로를 빠져 나오기란 기적 같은 일이다.

투어북을 사려고 물어물어 서점들을 뒤졌으나, 그런 건 없단다. 제 나라 소개하는 책자 하나 없다니 참 안타깝다. 차라리 한국에서 사 오는 것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는 방글라데시를 여행하는데는 화폐(Taka)를 넉넉하게 지녀야 했다. 은행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아무 은행에서나 환전이 안돼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구 시가지에서의 서민들의 삶은 고단해 보였다. 시가지는 빈부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재래시장에서는 코브라 춤의 피리 마술쇼 등 온갖 별것이 다 벌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 보는 진풍경이다. 삶의 귀중한 체험이다.

천천히 구경하며 걷는다. 근처에 ‘아샨 만질 박물관’이 있어서 구경도 할겸 잠시 쉬었다. 일명 ‘핑크 팰리스’다. 19세기 중반에 지어진 지역 귀족의 대저택이다. 현재 국립박물관으로 귀족들의 유품을 전시해놓았다.

아이들과 잠시 어울려 사진을 찍는다. 사탕을 나눠주자, 어른 할 것 없이 순식간에 떼거지로 모여든다.

어딜 가나 우리를 구경하는 인파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어느새 외워 싼다. 부담스럽게 바로 앞에 계속 서 있다. 우리가 구경거리인지 저네들이 인지 모르겠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이름이 뭐냐. 누구랑 왔느냐, 언제 왔느냐, 언제까지 있을 거냐. 점심은 먹었느냐 등이다. 호기심 많은 건지, 아니면 이용할거리를 찾는 것인지? 때로는 고문이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환호한다. 귀여운 친구들이다. 지치고 피곤하지만 때로는 외로움도 달래 준다.

마차와 차량이 함께 다니는 다카의 도로.
▶세계 최대 강변 여객터미널 ‘사다르가트’

힌두거리는 바로 강변과 붙어 있었다. 힌두거리를 지나니 자연스럽게 강변에 닿았다. 바로 세계 최대의 연안항구로 알려진 ‘사다르가트’포구다. 길이가 4㎞에 이르는 항구이다. 사다르가트란 사다르는 지명이고 가트는 강변의 경사진 곳을 뜻한다. 선착장 근처에는 많은 나룻배들이 대기하고 승객을 실어 나른다. 얼마나 오염됐는지, 부리강가 강의 물색깔이 거의 검은색이다.

강변을 따라 대형 3층 배들이 쭉 정렬돼 있다.

이 강을 따라서 전국으로 승객을 나른다고 한다. 그 사이사이에 작은 나무보트들이 쉬지 않고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보고만 있어도 그저 재미나다.

다카에선 지루할 틈이 없다. 처음엔 혼잡에 치를 떨었는데 차츰 적응되니 그 반대다.

여객터미널은 마치 피난민들이 모인 아수라장 같다.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곳이다. 여객선이 끝도 없이 정박돼 있다. 사람이 내리고 오르고! 그 곁에선 상인들이 계속해서 물건을 나르고 던지고 팔고! 정신없는 모습이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사람들로 붐비는 수상택시 ‘케야 누카’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배들과 사람들, 손님을 기다리는 배들로 가득하다. 시간이 흘러 이 강에 다리가 생기면 이 배들도 사라지겠지. 승객들을 태우고 끊임없이 부리강가 강을 건너다닌다.

수산시장! 애환이 묻어나는 곳이다.

사람들의 팍팍한 삶이 들여다보인다. 비릿한 생선냄새 풍기는 질퍽질퍽한 재래시장이다. 어부들과 장사치들이 흥정하는 곳…, 그리고 짠물 뒤집어쓰면서 열심히 생선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바쁘게 움직이는 자들의 삶의 공간이다.

▶ 이국적인 경치를 볼 수 있는 ‘보트 투어’

이곳에서 보트를 타는 것을 권하기에 한 번 타 보기로 했다. 이국적인 강변 경치를 볼 수 있는 명소일 것 같아서였다. 강을 따라 이동하면서 전통 화물선, 수상족, 전통 고기잡이(차이니즈 피싱넷) 원주민들의 목욕장면, ‘바라’(하우스보트), 수상식당 등 다양한 볼거리와, 가난한 자들의 삶을 목격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강 건너편에는 대형 상선들이 많이 정박해 있다. 무역항인 것 같다.

강물은 오염이 심해 색깔이 까맣다.

시궁창 물이란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 물에서 아이들이 수영하며 즐기고 있다. 자맥질(잠수)까지 하면서 깔깔거리며 노는 어린이들을 도저히 못 보겠다. 오히려 내 속이 메스껍다. 자맥질 하면서 병이나 플라스틱 제품을 모아 하루 100다카(1천500원)는 받는다고 한다.

강을 따라 상류로 갔다. 대형 과일 도매상가가 나타난다. 수박이 주종이다. 사과와 무화과, 귤, 포도, 오렌지 등 다양하다. 인도 중국에서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과일 값이 비싼 편이다. 썩은 과일상자를 도매로 받아와 괜찮은 것만 골라 파는 노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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