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21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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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정기선 취항 일본 기타큐슈를 가다
1900년대 정취 간직한 근대 풍경에 눈길을 빼앗기다
1시간 거리…자연·산업·문화 어우러진 전통 관광명소
모지코 레트로·히라오다이·고쿠라 城 등 볼거리 풍성
내달 무안서 정기편 운항…교류·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 입력날짜 : 2018. 04.05. 18:54
인구 97만명이 살고 있는 기타큐슈(北九州)시는 일본 큐슈 북쪽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의 근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기타큐슈는 근대역사와 자연·산업·문화가 잘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칸몬해협을 가로지르는 대교와 해저인도터널로 건너편 시모노세키를 쉽게 다녀올 수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협회 제공
다음달 13일 무안공항에서 또 하나의 하늘길이 열린다. 일본의 근대역사와 자연·산업·문화가 잘 어우러진 관광명소인 기타큐슈(北九州)로 정기선이 취항한다. 무안공항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새로운 정기노선 취항을 앞두고 기타큐슈를 다녀왔다. /편집자註

서쪽하늘에 아름답게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 무안공항을 이륙한 지 채 1시간도 되기 전에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는 기자를 일본의 기타큐슈 공항으로 데려다 놓았다. 50명이 탈 수 있는 작은 비행기는 기류의 저항을 적게 받아서인지 생각했던 것 보다 편안했다.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설렘에 취하기도 전에 일본에 도착했다. 시차도 없는 그곳에는 아직 어둠이 찾아들지 않았다. 그리 넓지 않은 기타큐슈공항을 나와 일본에 가면 꼭 먹어보는 우동 한 그릇을 시원하게 비우고 숙소로 들어왔다. 거리엔 가로등 불빛을 머금고 벚꽃이 화사하게 빛나고 있었다.

큐슈 시내에 자리잡은 고쿠라성은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사진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근대풍경 간직한 모지코 레트로

인구 97만명이 살고 있는 기타큐슈시는 일본 큐슈(九州)북쪽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후쿠오카 현(福岡縣)의 한 도시로, 나가사키(長崎), 사가(佐賀)현과 인접해 있다. 이곳은 큐슈 섬을 대표하는 공업 도시로 일본 최대의 제철소인 신일본제철소와 탄광이 있어 제철·기계·식료품·중화학 공업 등이 발달한 지역이다. 기타큐슈는 일본 내에서도 유명한 구로카와 온천과 후쿠오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 등이 여행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기타규슈 여행은 일본의 근대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모지코 레트로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역사와 맞닿아 있는 시모노세키를 마주보고 있는 이 곳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선정한 일본도시경관 100선에 선정된 아름다운 항구마을이다.

배가 지나갈 때마다 다리가 올라가는 블루윙 모지는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붉은 벽돌 건물이 거리 곳곳에 산뜻하게 자리잡은 모지코 레트로의 산책은 2시간 정도면 어느 정도 마무리할 수 있다. 이 곳은 호화로운 벽돌건물이 즐비해 한 때 잇초런던(一丁倫敦-런던거리)으로 불릴 만큼 국제적인 도시였다.

먼저 모지코 레트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로 올라간다. 높이 103m의 전망실은 360도 전면이 유리로 돼 있어 기타큐슈 전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눈 아래 펼쳐지는 칸몬해협의 파노라마는 절경이다. 건너편의 혼슈 시모노세키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보행자전용 도개교인 블루윙 모지도 전망대 바로 앞에 있다. 전체 길이가 108m인 이 다리는 배가 지나갈 때마다 양쪽으로 24m, 14m의 다리가 수면으로부터 60도 각도로 올라간다.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전망대에서 모지코역, 칸몬해협박물관, 미나토하우스 등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의 위치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거리 산책에 나선다.

옛 모지마쓰이클럽은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머무른 곳으로 더 유명하다.
눈에 띄는 벽돌건물들은 다들 깊은 역사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옛 모지마쓰이클럽(門司三井俱樂部)이 단연 눈길을 끈다. 1921년 마쓰이물산이 사교용클럽으로 지은 이 건축물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서양식 본관과 여기에 딸린 일본식 건물로 구성돼 있다. 1990년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됐는데, 인근에 있던 본래의 건물을 현재 장소로 이전한 것이다.

이 곳은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머무른 곳으로 더 유명하다. 2층에 아인슈타인 메모리얼룸으로 만들어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면서 입장료까지 받고 있다.

이밖에 칸몬해협박물관, 국제우호기념도서관, 모지전기통신레트로관 등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런 건물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 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일본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운행거리가 짧은 관광열차인 토롯코열차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일본 3대 카르스트의 하나인 히라오다이

기타큐슈시 외곽엔 4계절 내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이색지대가 있다. 기타큐슈 국정공원인 히라오다이가 그 곳이다. 이 곳은 일본 3대 카르스트지형의 하나로, 남북 약 6㎞, 동서 2㎞에 걸쳐 수십만개의 바위들이 울룩불룩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하나의 산 자체가 석회암질로 이뤄졌는데 수백만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비·바람이 바위를 양떼들로 조각해 놓았다. 멀리서 보이는 바위는 모두 회색털로 뒤덮인 양들의 모습이다.

히라오다이는 4계절에 걸쳐 다른 멋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봄에는 온갖 풀꽃들이 대지를 푸르게 덮는다. 여름엔 맑고 청명한 하늘아래 메밀꽃이 공원일대를 하얗게 물들인다. 가을엔 황금빛 억새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고, 겨울이 되면 양떼를 가장한 바위들이 설경 속으로 몸을 숨긴다.

특히 최고의 즐거움은 트레킹이다. 산길을 걷다보면 희귀한 식물들이 눈에 띄고 자연이 만들어낸 불가사의한 웅덩이와 갖가지 모양을 한 바위들과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코스도 여행자의 상황에 맞게 2시간 코스부터 5시간이 소요되는 길까지 다양하다.

기타큐슈 국정공원인 히라오다이는 일본 3대 카르스트지형의 하나로, 남북 약 6㎞, 동서 2㎞에 걸쳐 수십만개의 바위들이 울룩불룩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모지코 명물, 관광 토롯코 열차

모지코 레트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체험 가운데 하나는 토롯코열차를 타는 것이다. 열차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과하지만 그 재미만큼은 제법이다. 더욱이 이 열차에 담긴 사연과 현재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여정이 된다.

열차 이름은 시오카제호. 큐슈철도기념관 바로 앞에서 열차가 와 있었다. 달랑 2량만 달고 있는 미니열차였다. 운행을 40분 간격으로 하고 있다.

관광객을 태운 열차는 덜커덩 소리를 내면서 달리기 시작한다. 다리를 들어올리는 블루 윙 모지도 보이고 이곳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로 지나간다. 그런데 너무 느리다. 이 관광열차는 최고로 속도를 올려야 겨우 시속 15㎞가 나온단다. 운행 거리도 2.7㎞에 불과하다. 우리를 안내하는 기타큐슈시 관계자는 “일본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짧은 코스를 달리는 기차”라고 소개한다.

지금은 기타큐슈로 관광객을 끌어오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열차는 시청의 한 직원의 노력에 의해 재탄생한 것이나 다름없다. 계획대로라면 10여년 전 생명을 다했을 폐철로를 관광자원으로 되살린 것이다. 당초 이곳은 기타큐슈로 오가는 화물을 실어나르는 노선이었다. 그러다 이 지역의 중공업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폐선의 위기에 놓였다. 폐선이 확정될 즈음 기타큐슈시의 공무원 사카이씨가 나섰다. 화물열차를 그대로 활용해서 관광열차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새로운 노선을 개발할 것도 없고, 화려한 열차를 도입하지도 않았다. 그저 화물열차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의자만 놓고 천장만 다시 꾸몄다. 해협 건너 시모노세키를 곁에 두고 달리는 워낙 좋은 풍광으로 관광객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곳 기타큐슈를 찾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국제선 뜨면서 지역경제 되살아났다”

인터뷰 사카이 토시야(酒井 俊哉)
일본 기타큐슈시 공항기획부 유치담당과장

“국제선 하나가 지역을 확 바꿉니다.”

일본 기타큐슈시 항만공항국 공항유치부의 사카이 토시야(酒井 俊哉)과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공항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카이 과장은 “일본의 자치단체는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타큐슈도 똑같은 상황이었다”며 “활로를 관광으로 선정하면서 그 첫 번째가 공항 활성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근의 후쿠오카공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기타큐슈공항을 살리는 첫 번째 기획이 국제선 유치였다”며 “항공사를 직접 방문해 각종 인센티브를 약속하는 등 1개 노선 개설을 위해 3년 가까이 정성을 쏟으면서 성과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국내의 항공사와 여행사, 그리고 행정기관 관계자를 초청한 팸투어를 진행하면서 직접 동행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 그는 “기타규슈는 관광도시로서는 역사가 짧지만 자연·역사·산업·문화가 잘 어우러진 특성을 갖고 있다”며 “공항이 활성화되면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오자 상가에 한국어간판이 들어서고 상인들은 스스로 한국어 공부를 하는 등 지역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카이 과장은 특히 오는 5월 정기선이 취항하는 무안공항에 대해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기타큐슈는 무안공항에서 항공편으로 불과 50분이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광주·전남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며 “정기항로가 개통되면 양 지역간 관광교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타큐슈시의 명물로 자리잡은 관광열차인 토롯코열차를 도입하는 등 관광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새로운 관광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을 통해 눈에 띄는 관광프로그램과 트렌드를 창출해 내기 위해 기타큐슈시의 전 직원들이 오늘도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기자 kspen@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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