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8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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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석 박사의 뮤지엄 읽기] (7) 대통령 소속 박물관위원회 만들어야
“글로벌 소통의 시작, 대통령 소속 박물관위원회 필요하다”

  • 입력날짜 : 2018. 04.18. 18:36
과학관법을 설립의 근거로하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내년이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박물관인 제실박물관(1909)이 문을 연지 110년이 된다. 이를 기점으로 1천관이 훌쩍 넘는 박물관이 생겨났으니 수치상으로는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박물관도 대한민국의 발전만큼이나 벅차게 달려온 한 세기였음을 보여준다. 그러는 사이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있었고, 경제, 정치, 문화, 스포츠 등 제반 분야에서 국제교류가 활발해졌으며, 글로벌 인터넷 망을 활용한 일상이 보편화 되면서 국민들의 눈높이는 상상 이상으로 높아졌다. 외부문화를 접할 기회가 늘면서 우리 문화의 중요성과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게 됐다. 높아지는 대한민국의 위상만큼이나 해외에서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DNA의 총체를 담고 있는 핵심 인프라, 박물관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처럼 박물관이 증가하게 된 것은 잘 살게 되면서 문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주5일 수업과 근로가 정착되면서 여가시간이 늘어 문화향유에 대한 욕구와 기회가 많아졌으며, 박물관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 정부의 진흥정책과 입체적인 지원, 박물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제도권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 등도 한몫했다고 추정된다.

윤태석 한국박물관협회 기획연구실장 문화학 박사
박물관의 수적 팽창과 활성화, 국민들의 관심고조, 진흥정책에 따른 지원확대 등의 내·외부 환경변화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현 시점에서 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우리 정부 정책의 틀이 얼마나 잘, 언제까지 담아낼 수 있는지? 부족한 것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박물관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전체 박물관 소장자료 수, 관람객, 전시 등 활동현황 등은 물론 대한민국 박물관이 정확히 몇 개소인지도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통계는 제도개선이나 정책마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며 축적된 빅데이터는 국내외적으로 대한민국 박물관의 위상은 물론 산업, 관광, 학술연구 등 타 영역에도 기초적인 근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박물관을 정의하는 법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 있다. 이법에서는 박물관을 ‘역사·고고(考古)·인류·민속·예술·동물·식물·광물·과학·기술·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로 정의한다. 따라서 미술관, 과학관, 산업관, 공업관, 수목원, 동물원, 식물원, 정원, 수족관, 자료관, 사료관, 유물관, 전시장, 전시관, 향토관, 교육관, 문서관, 기념관, 보존소, 민속관, 민속촌, 문화관, 예술관, 문화의 집, 야외 전시 공원 및 이와 유사한 명칭과 기능을 갖는 문화시설 중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각 부처의 장관이 인정하는 시설이 박물관인 것이다.

그러나 이 법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관할하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제반 기능과 역할, 진흥사항 등을 규정하는 데만 국한돼 있다. 따라서 타 부처에서는 각기 관할하는 박물관에 대해서 ‘과학관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과학관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산림청),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환경부, 해양수산부) 등의 별도의 법을 갖춰 관리하고 있다.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와 소통은 물론 법의 취지에도 맞춰야하는 가장기초적인 장치로 전체 박물관을 아우르는 정책기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국가 중요 문화 인프라이며 인류문화유산의 관리 및 활용처인 박물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과 국가 문화정책의 결손부분을 바로잡아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인류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의 증거물을 효율적으로 보존·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제반 정책의 혼선과 예산 및 행정력의 낭비도 제고돼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위상과 현상에 맞는 대안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국가 박물관 정책기구 체계 제안(안)

먼저 전체 박물관을 관장하는 ‘박물관법’을 제정하고 거기에 따른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가칭 ‘대통령 소속 박물관위원회’ 정도의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위원장의 위치는 총리나 부총리급 정도로 해 박물관과 관련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인사를 위촉하고, 위원으로는 관련 부처의 장과 민간기구 대표 및 각 분야별 전문가로 하되 위원회의 구성과 업무에 관한 기준은 ‘박물관법’에 명시하면 좋을 듯싶다.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지원하고 실행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문체부 장관 산하에 가칭 ‘박물관진흥기획단’ 또는 외부 조직으로 가칭 ‘한국박물관진흥원’을 신설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산하기관으로 박물관의 설립과 운영 등을 지원하고 컨설팅과 교육, 연수를 담당하는 가칭 ‘박물관운영지원센터’와 같은 명칭의 조직이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여기에서는 박물관의 기본업무 즉,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운영 등과 관련한 기술지원, 컨설팅과 교육 및 실습은 물론 학예인력 양성, 담당 공무원교육, 박물관장 및 예비 박물관설립자 대상 교육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전체 박물관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지원과 교육기관은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박물관의 질적 제고를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기관은 꼭 필요하다.

박물관 시설을 관장하는 각 부처에서는 위원회에서 결정된 정책을 실현하는 각각의 대통령령 정도의 령을 제정하고, 그 밑에 세부 실천 방안을 명시한 시행 규칙(장관령)을 신설한다. 이러한 모델은 박물관 2천관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박물관정책의 기본 틀로 바람직해 보인다.

한편, 박물관에 있어서 민간단체와의 협업은 대단히 중요하다. 비영리 항구적인 시설로 또, 인류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의 증거물을 보존하는 기능과 활용을 담당하는 박물관이 고유의 공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요자와 현장중심의 대안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박물관들이 스스로의 권익보호를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를 1곳을 연합회체제로 개편하고 병렬식으로 난립돼 있는 설립운영주체별, 기능별, 지역별 단체를 연합회 산하에 두고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 등과의 협력관계는 물론 관련 학술단체, 전공이 설치된 대학과도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보다 입체적인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정책의 파트너로 민간 기구를 통한 건전한 박물관 활동의 담보를 위해 연합체와 산하기구가 활동할 가칭 ‘한국박물관회관’을 건립해 협업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효율성 제고는 물론 현장과 이용자 중심의 건전한 박물관활동을 보다 능동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내 조직으로 생각해 본 ‘박물관진흥기획단’은 문체부 내부조직이기 때문에 그곳에 두되, 별도의 법인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한국박물관진흥원’은 ‘한국박물관회관’에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또한 운영지원센터는 실습 및 교육공간이 필요하므로 별도의 장소에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구조는 정부, 민간기구, 개별 박물관이 협력과 소통을 비교적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형태라 여겨진다.

이상에서 제시한 정책 체계는 지금의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며 안정적인 구조로, 전체 박물관을 포괄하는 정책이 거시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향에서 제안한 것이다.

무엇보다 박물관 르네상스를 맞아 우리나라 박물관에 대한 정책적 기본 체계의 글로벌 선진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는 점, 지금까지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모든 문제의 본질이 여기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점도 이 제안이 시의적절함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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