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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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복지평론가

  • 입력날짜 : 2018. 05.13. 18:52
최근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떠오른다. 고독사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지만, 언론은 죽은 지 오랫동안 시신이 방치되었다가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행정기관은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1인가구를 조사하고 독거노인의 안부를 살피고 있다. 이러한 대책에도 고독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왜냐하면, 생활양식이 바뀌어 ‘고독한 삶’이 확산되기에 고독사는 피할 수 없다. 반세기 전까지 우리는 농촌·농업·농민이 중심인 사회에서 살았다. 인구 대부분이 농촌에서 가족과 친인척의 관계 속에서 생활했다.

지금은 대다수 인구가 도시에서 상공업에 종사하고 임금노동자로 산다. 점차 친인척과 이웃관계보다는 직장 혹은 직업을 중심으로 한 관계가 강조된다. 혈연과 지연으로 이뤄졌던 인간관계가 학연과 직연으로 바뀐다. 혈연과 지연은 비교적 오래가지만 직연은 직장·직업에서 떠나면 점차 소원해진다. 경조사에 찾는 손님이 현직일 때와 퇴직 후에 차이가 난다는 점이 이를 확인시켜 준다.

고독사를 방지하려면 고독한 삶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간관계의 중요한 연줄인 혈연, 지연, 학연, 직연 등은 생애주기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어린 시절에는 혈연이 중심이고, 청소년기에는 학연이 쌓이며, 청·장년기에는 혼인으로 인한 새로운 관계와 직연이 강조되지만, 노년기에는 혈연과 이웃관계가 중요해진다.

과거에는 농사를 품앗이로 했기에 마을공동체가 유지되었지만, 현대 도시사회에서 지역공동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 편리한 아파트를 선택하고 더 좋은 집을 찾아 이사하면서 이웃관계를 키우기 어렵다. 함께 살았던 가족도 자녀는 학업과 직업 때문에 따로 살고, 맞벌이를 하느라 주말부부로 사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어도 비혼이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이혼·사별로 부부관계가 해체되기 쉽다.

고독사를 줄이려면 생애주기별로 인간관계를 만들고 키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독사는 가난하고 평소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없는 소외된 사람들로부터 일어나기 쉽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거나 완화시켜 해당 가구가 어려우면 복지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녀가 없이 외롭게 사는 독거노인도 복지급여를 받아서 최저생활을 할 수 있으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다. 본인은 살길이 막연한데 자녀가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을 보장받지 못할 때 그 노인은 죽음으로 내몰린다. 이러한 죽음은 사회적 타살에 가깝다.

주된 소득자의 죽음, 실직, 질병 등은 나머지 가족을 위기에 빠트린다. 정부는 가구 소득 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75% 이하이면 긴급복지지원을 한다. 그런데, 소득과 재산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서 위기 상황에 긴급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통장에 500만원만 있거나, 자기 집에서 사는 사람은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긴급복지를 받기 어렵다. 긴급복지제도를 개선하여 위기에 빠진 사람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독사는 경제적 빈곤과 함께 사회적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된다. 영구임대아파트단지에는 사회복지관이라도 있지만, 단독주택가, 원룸촌, 아파트단지에는 주민이 이용할 만한 복지시설이 별로 없다. 아파트단지에 주민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카페, 독서방 등 공유공간을 늘리고 온·오프라인 모임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원룸이나 빌라촌과 같은 주택가에도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소행주)과 같이 거주인들이 공유하는 공간을 늘린 공동주택을 지어서 이웃관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독거노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연령층에서 1인가구는 늘어난다. 긴급복지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 임차료, 관리비 연체, 우편물 수취에 대한 모니터링을 모든 가구로 확대시킨다. 위기는 독거노인에 한정되지 않고, 알콜 중독인 중장년, 게임중독인 청소년·청년, 우울증에 걸린 모든 사람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다. 1인가구를 조사하여 해당 가구의 욕구와 문제에 맞는 복지급여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고독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 한 고독사는 피할 수 없기에 장례와 사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고독사를 발견하면 유족을 찾아 장례를 의논하고, 유족이 없거나 있더라도 유골 인수를 거부하면 일정기간 납골당에 안치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장을 선택한다. 고인의 죽음을 추념할 수 있는 유류품을 보관하고, 유족이 없는 경우에는 유산을 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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