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9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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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지자체 ‘슬로건 이야기’
박준수의 청담직필

  • 입력날짜 : 2018. 07.02. 19:54
민선7기 출범과 함께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일제히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슬로건은 단체장이 4년간 재임하면서 구현하고자 하는 행정의 비전과 목표를 담은 문구이다. 일반적으로 16자 내외의 간결한 문구로 표현되지만 단체장의 철학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행정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시민들 역시 그 슬로건을 통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자긍심을 갖는다.

원래 슬로건은 오래전부터 기업들이 사용해 왔다. 일찍이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타사 제품과 차별화하고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브랜드(상표), 슬로건, 심벌 등을 마케팅의 핵심전략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브랜드와 심벌이 디자인 중심의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슬로건은 언어로 표현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리고 슬로건은 언어로 전달되기 때문에 훨씬 강력한 인상과 기억을 심어준다. 따라서 슬로건은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용이하고 친근감이 묻어나야 한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슬로건인 ‘또 하나의 가족’, ‘행복을 만드는 따뜻한 기술’ 등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기아자동차는 ‘The Power to Surprise’, 금호타이어는 ‘Better, All-Ways’이다. 자동차의 엔진성능과 타이어의 내구성에 초점을 둔 슬로건이다.



간결한 문구에 담긴 단체장의 철학



지자체가 슬로건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방자치제 실시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 실시를 계기로 행정에 경영기법이 도입되면서 슬로건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선 7기 광주·전남지역 각 지자체의 슬로건은 어떤 내용일까.

먼저 광주시는 ‘광주, 대한민국 미래로’를 시정 비전으로,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를 시정목표로 내걸었다. 그리고 ‘혁신, 소통, 청렴’을 3대 시정방침으로 정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선거때 사용한 ‘광주, 대한민국 1번지’와 ‘정의롭고 풍요로운 광주’ 슬로건을 민선7기 시정에 그대로 채택한 셈이다. 5·18 등 의향(義鄕)의 정신적 가치에다 일자리창출 등 경제적인 가치를 아우른 함의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도는 김영록 지사가 선거기간동안 슬로건으로 사용한 ‘내 삶이 바뀌는, 전남 행복시대’를 민선7기 도정목표로 설정했으며, 슬로건은 ‘생명의 땅 으뜸 전남’이다. 도민 삶의 여건을 한 단계 끌어올려 모두가 행복한 전남을 만들어달라는 도민의 염원을 함축한 표현이라고 한다.

슬로건마다 얽힌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광주 남구와 나주시, 완도군은 주민 대상으로 슬로건을 공모했다. 특히 나주 강인규시장과 완도 신우철 군수는 민선6기에 이어 민선7기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어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민선 6기 나주시 시정 슬로건은 ‘시민과 소통하는 행복한 나주’이며, 민선 6기 완도군정 슬로건은 ‘모두가 행복한 희망완도’였다. 민선 5, 6기 연임했던 최영호 광주 남구청장은 ‘사람중심 건강남구’ 슬로건을 계속 사용했다.

하지만 슬로건을 바꾸게 되면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된다. 해당 지자체 산하 공무원 명함은 물론 산하기관 모든 간판과 각종 홍보물이 새롭게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우 CI(기업이미지)를 바꾸려면 전문홍보기관에 의뢰해 오랜 기간 조사와 연구를 거쳐 결정한다. CI나 슬로건은 자주 바뀌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슬로건에 대한 신념이 형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슬로건이 바뀌면 상당한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전임자의 슬로건을 그대로 사용하는 지자체도 있다.



여수시, 전임시장 슬로건 그대로 사용



민선7기 여수시는 민선6기 주철현 시장이 사용했던 시정 슬로건 ‘아름다운 여수, 행복한 시민’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후보시절 “이 보다 더 멋진 슬로건이 없는 것 같아 그대로 사용하고 세부 실천사항은 시민의 여망과 자신의 시정철학 및 실천의지에 부응하는 내용으로 준비를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권 시장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정구호를 바꾼다는 것은 예산낭비이며 결국 시민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적은 금액 이지만 예산을 절감하고 아껴서 뜻 깊은 일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어느 지자체를 막론하고 모든 슬로건은 ‘주민행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슬로건처럼 지역이 발전한다면 더없이 좋을 일이다. 민선7기 4년간 주민의 행복지수가 얼마나 올라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사 주필


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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