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일요일)
홈 >> 기획 > 기획일반

[문화향기따라 삶을 힐링하다] 무등산 아래 전통문화관 기행
무등울림축제로 운림골이 들썩
무등산 자락에 울려퍼지는 전통의 향연…藝鄕의 품격 오롯이

  • 입력날짜 : 2018. 10.17. 18:49
무등울림 개막 행사로 펼쳐진 한복 패션쇼 모습.
주말이다.

지하철을 탄다. 학동에서 내려 증심사로 들어가는 버스로 갈아탄다. 증심사 종점으로 가는 버스가 많기도 하다. 02번, 첨단 09번, 수완 12번, 운림 35번, 수완 49번, 운림 50·51·54번, 봉선 76번. 무려 7대. 운림동이 원래 이렇게 대중교통과 잘 연결돼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배고픈다리를 지나니 무등산이 바로 눈앞에서 반긴다. 종점 도착 전 한 정거장 앞 성촌마을에서 내린다. 10월 들어 배고픈다리에서부터 이미 ‘무등울림축제’ 행사를 알리는 깃발이 도로 양 편에서 나부낀다. 한자로 된 전통문화관 현판이 있는 솟을대문 앞마당에서는 입체로 만든 무등울림이 수백 개의 국화화분 사이에 서서 반긴다.
곽규호 <전통문화관 기획운영팀장>

9월까지만 해도 매주 토요일이면 토요상설공연이 있었는데, 10월엔 날마다 무등울림축제가 열린다. 무등울림축제는 2015년부터 운림동의 미술관들과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한국제다(차생원), 학운초 학부모회와 동네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잔치로 열려왔다. 무등산 아래 운림골 사람들이 만든다는 뜻을 담아 무등울림으로 이름 지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무등을 오르는 등산객들에게 이곳 운림골은 실질적 의미에서 광주의 얼굴이고 관문이다. 그들에게 문화도시 광주의 맛과 멋을 알리자는 뜻도 담았다.

축제는 전통의 미(美), 배움의 학(學), 화합의 장(場), 경연의 전(戰), 휴식의 휴(休)라는 5개 테마로 구성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광주시 지정 무형문화재 명창·명인·장인들과의 협력이다. 2018년 현재 광주시지정 무형문화재는 판소리·가야금병창 등 예능분야 10명, 기능분야 12명이다. 첫날인 10월4일 광주시무형문화재 제18호 가야금병창 문명자 선생이 너덜마당에서 그 많은 제자들과 함께 가야금과 병창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가르쳐줬다. 관람객들에게 직접 가야금을 퉁겨보고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 알아보게 했다. 생전 처음 가야금을 퉁겨보는 관람객들의 표정이 행복해보였다.

그동안 판소리 춘향가의 방성춘 명창(6호), 가야금병창 문명자 명창(18호), 남도판소리 이순자 명창(1호), 가야금병창 황승옥명창(18호) 등이 각기 자신의 이름을 내 건 무형문화재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17일에는 탱화장 송광무 명인(21호), 18일 필장 안명환 명인(4호), 19일 악기장 이춘봉 명인, 20일 이복수 명인(2호)이 대기 중이다. 각기 지정된 문화재 분야의 이해를 돕는 강의와 실습을 시민들과 함께 펼칠 예정이다.
무등울림 로고가 있는 전통문화관 정문.

서석당 뒤편에는 무등주막이 열렸다. 운림동의 학운초 학부모들이 무등울림에 함께했다. 주말 무등산을 다녀온 등산객들에게 인기다.

무등산 제1수원지 옆의 편백나무 숲에서 숲속힐링음악회도 진행됐다. 첫 일요일인 10월7일 아르캉시엘의 현악3중주 연주, 14일엔 앙상블SWA의 현악4중주가 숲 속을 찾은 등산객들에게 평안하고 행복한 치유의 시간을 제공했다. 21일 졸리 브라스사운드의 금관5중주 연주회, 28일에는 앙상블SWA가 다시 출연해 숲속의 클래식을 선사한다.

무등울림 축제는 10월28일까지 26일간 열린다.

# 주말의 즐거움 토요·일요상설공연
담양 가사문학관 마당에서 열린 풍류달빛공연.

주말에 펼쳐지는 토요상설공연과 일요상설공연은 전통문화관을 넘어 운림동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역의 국악인·단체에게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시기에 맞는 창작 공연, 국악에 정진하는 청년 예술인들의 신인무대 등을 마련하고 있다.

4월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령하기 위한 창작 무용극 ‘지고 피고 또 지고’, 5월에는 5·18추모 행사, 6월 첫 일요일에는 작고한 광주시 지정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을 추모하는 공연을 마련했다.

5월 행사에는 국악인의 씻김굿 공연에 이어 80년 광주항쟁 희생자 유족과 부상자들로 구성된 ‘5월소나무합창단’이 출연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 의미를 더했다. 이제는 노쇠해 걷기도 힘든 몸을 가진 유족과 부상자들은 이 곳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홀로 아리랑’ 등을 함께 부르며 행복해했다. 6월 무형문화재 추모공연은 광주향교의 협력으로 전통 유교식 추모 제례를 지내는 한편, 씻김굿과 함께 광주시무형문화재 제23호 불교영산재 보유자 스님들이 함께해 유불선의 모든 방식으로 추모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일요상설공연에는 다양한 세시풍속 체험을 함께 진행해 인기다. 3월 ‘얼씨구 경칩일세’를 시작으로 청명·입하 등 매달 절기에 어울리는 민속놀이와 절기음식 나누기를 진행해왔다.
풍류남도나들이 프로그램 중 ‘환벽 추구학당’.

토요·일요공연은 10월 무등울림을 마치고 11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연간 80회 가량의 주말공연으로 시민들과 등산객들에게 힐링을 제공하고 있다.

주말공연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이 가득 찬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주말 전통문화관을 찾는 젊은 부모와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 초등생 아이들에게 국악을 들려주고, 투호·제기차기·비석치기 등 전래놀이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게 젊은 어머니들의 생각이다.

# 무형문화재에게 배우는 문화교실·전통체험 인기

2012년 2월 문을 연 전통문화관은 광주은행이 기증한 일제시대 갑부 현준호의 한옥 무송원이 그 뿌리다. 광주시는 여기에 무형문화재 전수관을 더 지어 서석당과 입석당이 마주보는 형태로 구성하고 가운데 넓은 잔디밭(너덜마당)을 뒀다. 광주시 지정 무형문화재 가운데 판소리, 가야금병창, 남도의례음식장 등 12명에게 전수실을 제공하고, 음식체험실에서는 전통음식 전수 교육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수관 1층에는 기능무형문화재들의 우리 악기를 비롯해 화류소목·탱화·붓·음식 등을 전시하고 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강사로 나서는 전통문화교실 ‘청사초롱’, 전통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 ‘풍류노리’도 인기다. 청사초롱은 판소리·가야금병창·음식·민화 등 상·하반기 10-12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풍류노리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광주와 한국의 전통예술을 전파하는 창구로 인기다.
전통문화예술체험 풍류노리에 참가한 베트남언론인들.

# 무등산 관광자원화 ‘풍류남도 나들이’

무등산의 북쪽 충효마을과 담양 남면 쪽 가사문화권 일원에서는 풍류남도나들이가 진행되고 있다.

풍류남도나들이는 지역발전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 공모에 당선돼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명승이자 가사문학의 산실인 환벽당, 식영정, 소쇄원을 중심으로 누정·가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과 체험, 공연을 비롯해 주민공동체 중심의 마을 연계프로그램 등이 광주·담양 협력으로 펼쳐진다.

매주 토요일 식영정에서 성산별곡을 통해 인문학을 배우고, 취가정에서 김덕령 장군이 돼 보는가 하면, 환벽당에서는 초등학생들이 토요일마다 선비 옷을 입고 기초 한자 교재인 추구를 공부하는 ‘환벽 추구학당’이 열린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매월 마지막 토요일 진행되는 풍류달빛공연이다. 담양 가사문학관 마당에서 달빛을 배경으로 국악과 춤을 펼치는 멋진 공연. 올해는 5월부터 광주MBC와 공동 주관으로 열리면서 멋진 무대가 이어지며 TV를 통해 방송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

오는 27일 풍류달빛공연에는 국립전통예술고 교장으로 재직 중인 명창 왕기철씨를 비롯해 한국모듬북보존회 김규형씨, 여성 민요그룹 아리수 등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



많이본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